[티브이데일리=김지현 기자] 그룹 2PM에서 탈퇴한 재범은 한국에 돌아올 수 있을까?


오늘(29일)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고위 관계자가 극비리에 미국 시애들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다. 시애틀은 재범의 고향이자 현재 거주지. 이에 따라 재범 복귀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는 한국 비하글 게재 논란으로 배신이라는 낙인이 찍인 채 쫓겨나듯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재범의 글이 문화적 차이로 인한 오역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여론은 역풍을 맞는다.


마녀사냥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한 몫했다. 순식간에 재범은 배신자에서 희생자로 입장이 바뀐다. 그리고 탈퇴 조치는 JYP 박진영 대표의 가혹한 처사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처음 재범이 매국노 취급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을 때 박진영은 논란 발생 4일만에 탈퇴를 결정하는 초강수를 띠웠다. 재범 사태는 박진영의 비지니스 마인드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왜일까? 박진영의 소속 가수 문제 대처 방법을 통해 그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대중 머리 꼭대기에 있는 박진영


한국은 특히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그는 대중이 재미동포인 아이돌 그룹의 어린 멤버가 한국을 비난했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재범을 당장 대중의 눈 앞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일 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역시 그는 똑똑한 사업가다. 비난의 여론이 더 거세지기 전에 재범을 탈퇴시켰다. 동정론이 일고 컴백을 기원하는 팬들의 염원이 쏟아졌다. 자연스럽게 컴백 여론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박진영은 더이상 재범의 글이 문제가 되지 않을 시점에 지상파에 출연해 재범 복귀가 언젠가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언제나 적절한 시기에 맞춰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방식을 취했다.


비난이 거셌을 때는 조속한 탈퇴 결정으로 여론을 무마했고, 컴백 요구가 빗발칠 때는 적절한 시기를 생각하고 있다며 흐름에 못이기는 척 부응했다. 박진영은 언제나 한 발 앞선 계산법으로 여론을 쥐락펴락 할 줄 아는 귀재다. 재범 사태가 모든 것을 증명해준다.


팬과의 거절 대화에서 수락까지


박진영의 남다른 여론 다루기는 최근 원더걸스에서 탈퇴한 선미로 인해 불거진 논란을 대처하는 방법에서도 잘 보여진다. 원더걸스는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100위권 집입에 성공했다.


성공을 향해 달리고 있는 선미가 탈퇴한다는 소식이 밝혀졌을 때 팬들의 분노는 컸다. 재범에 이은 예상치 못한 탈퇴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원더걸스 팬클럽 연합은 JYP에 간담회를 요청했다.


오랫동안 원더걸스를 지지했던 팬덤이 받은 상처가 컸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JYP는 팬들의 제의를 거절했고 그들의 상처는 더욱 커졌다.


결국 이들은 JYP가 대화를 거절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면서 역공을 펼쳤다. 박진영이 여론을 잘 의식하는 사업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날 박진영은 곧바로 팬들과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서면으로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그가 하루하루 고삐를 늦추지 않고 언론의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증거다. 만일 팬과의 대화를 거절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전해지지 않았다면 서면대화 역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박진영은 사업가, 재범은 돌아온다


박진영은 대중을 리드하면서도 순응하는 사업가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가요계에 단순한 리듬이 반복되는 친대중적 성향의 후크송 열풍을 일으킨 것도 그다.


과거 2PM 멤버 황찬성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렸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자 박진영은 곧바로 사과문을 올렸다. 발빠르고 조속한 조치다. 언론이 뿔나면 달랠 줄 안다. 언론에 등을 돌리면 사업은 손해보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라도 대중이 좋아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그의 말은 가수로서뿐 아니라 사업가로서의 그의 마인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좋은 예.


바로 이런 박진영의 마인드가 재범을 돌아오게 만들 수 있다. 재범의 상품가치는 탈퇴전보다 몇배 높이 뛰었다. 논란이 오히려 몸값을 키운 드문 케이스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박진영의 노련한 여론몰이가 있기에 가능했다.


팬이 원하는 가수는 소비될 수 밖에 없다. 시장이 원하는 상품은 누구보다 사업가가 더 절실히 원한다. 박진영은 시장에 충실한 사업가. 재범은 돌아온다. 단지 방식과 시기의 문제일 뿐. 박진영은 지금 그 두가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김지현 기자 win@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