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방송사들이 '영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TV조선 위탁 매니지먼트사에서 원 소속사로 복귀 후 다양한 방송사에서 러브콜의 보내 출연이 성사됐지만, '음원 사재기'로 구설에 오르며 편집 품만 늘어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영탁은 지난 13일 방송된 KBS2 예능 '불후의 명곡'에서도 사라졌다. '전설의 명MC' 특집에 무려 스페셜 MC로 출연했지만, 방송 내내 영탁의 단독샷은 등장하지 않았다.

단체샷을 잡을 때만 드문드문 화면에 등장했다. 심지어는 영탁이 KBS1 '아침마당'의 최장수 MC 이상벽을 소개하는 순간에도 목소리만 전파를 탔다. 화면은 다른 출연자들을 가리키고 있었다.

기존에 나왔던 스페셜 MC들과는 달리 출연 소감을 전하는 순서도 생략됐다. 출연 소감은 같은 날 영탁의 유튜브 채널 '영탁의 불쑥TV'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날 '불후의 명곡'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한 그는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레슨을 받는 자리"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MC가 되겠다"라고 했다.

녹화 후에는 "선배님들 대박이다. 입담이 살아있다. 송해 선생님부터 어마어마하다. 존경스럽다. 흐름을 다 알고있고 위트에 유머 감각까지 갖췄다"며 "나도 오늘 잘한 것 같다. 엄청 칭찬해주셨다"는 소감을 전하며 스페셜 MC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이 모습들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음원 사재기 1호 가수'라는 오명을 쓰게 된 영탁은 이미 촬영한 다른 방송들에서도 편집됐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예능 '돌싱포맨'에서도 단체샷에 등장하는 리액션 장면 외 단독샷들은 모두 편집됐다.

하루 전인 8일 방송된 MBC 예능 '안 싸우면 다행이야'는 영탁을 편집없이 그대로 방송했지만, 시청자 게시판 폭격을 당했다. 소속사 대표의 음원사재기 의뢰가 사실로 드러난 상황에서 방송에서 얼굴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물론 영탁은 무혐의를 받은 건이니만큼, 마녀사냥에 신중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부정 여론이 더 거셌다.

영탁은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최정상급 스타로 거듭났다. 노래실력뿐 아니라 예능에 탁월한 입담까지 갖춰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눈독을 들이는 인재였다. 하지만 '음원 사재기'라는 치명적 구설에 휘말리며 방송사들의 '계륵'이 된 모양새다.

영탁 소속사 밀라그로 대표 A씨는 지난 1일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A씨는 지난 2019년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사재기를 의뢰하며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우려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라면서도 "내가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탁 역시 음원 사재기 작업을 알고 묵인했다는 주장들이 제기된 가운데 영탁은 지난 6일 팬카페에 "이미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로 밝혀졌다"며 "보도된 카톡방은 대표가 고용한 매니저와 방송 일정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올라온 글 중 방송 일정 외 다른 내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불법 스트리밍 작업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2 '불후의 명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