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역주행의 아이콘’에서 ‘음주운전 적발’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가수 한동근이 ‘싱어게인2’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한동근은 20일 저녁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2)에 ‘오디션조’ 참가자로 등장했다.

이름 대신 ‘30호 가수’로 불린 그는 ‘나는 직업이 가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오래 노래하고 싶은 마음에 썼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이 가수라서 저렇게 적어봤다”라고 이유를 밝힌 후 신성우의 ‘서시’를 선곡해 불렀다.

심사위원 평가 결과 ‘7어게인’을 받아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심사위원장인 유희열은 “(한동근은) 본인의 잘못으로 실직을 한 사람이다. 다시 직업을 구하자고자 ‘싱어게인2’에 지원서를 냈다. 우리들은 동료가 아닌 면접관으로 무대를 평가했다. 오직 음악으로 평가했다. 냉혹한 현실은 (본인이) 감내해야한다. 그걸 역전시키고 앞으로 끌고 나가는 것도 본인에게 달려있다. 오늘 무대는 잘하셨다”라며 쓴 평가를 내놓았다.

유희열의 말처럼 한동근의 실직은 본인의 잘못으로 이뤄졌다. 말 그대로 잘 나가던 중 음주운전이라는 치명적 구설에 오르며 음악 활동에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2013년 종영한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시즌3’ 우승자 출신인 그는 이듬해인 2014년 정식 데뷔했으나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 등이 2년 뒤인 2016년, MBC 예능 ‘복면가왕’ 출연을 계기로 역주행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가요계를 대표하는 발라더로 소개되며 음악 활동을 해왔으나, 지난 2018년 9월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드러나며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기에 들어갔다.

음주운전 자체도 문제지만 그가 과거 방송을 통해 밝혀온 건강 상태까지 맞물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다수의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뇌전증 투병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수시로 기절을 할 수 있다고 밝혔고, 해당 이유로 군 면제 판정을 받기도 했다.

뇌전증과 음주는 상극이다. 뇌전증 환자들에게는 운전 역시 그리 권장하는 활동이 아니다. 도로교통법에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질환자 또는 뇌전증 환자’는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할 정도다.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인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발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2년 동안 뇌전증이 발병하지 않았다는 전문의 소견서를 갖고 도로교통공단 내 ‘운전적성판정위원회’의 정상운전판정을 받은 경우라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지만, 면허 취득을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신중해야 하는 활동이다.

이런 그가 음주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부정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유희열의 말처럼 스스로를 실직 상태로 내몰았다.



1년여 동안 자숙기에 들어간 그는 지난 2019년 12월 ‘나를 기다렸나요’라는 싱글을 통해 복귀했다. 이후 꾸준히 작업물을 내왔지만 전과 같은 호응은 없었다. 계속해서 ‘음주운전 가수’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 재출연이라는 수를 썼지만 이마저도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력을 떠나 그가 반성에 쓴 ‘시간’이 모자란 것 아니냐는 평이 지배적이다. 자숙을 위한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눈에 띈다.

‘싱어게인2’에는 한동근 못지않은 실력을 갖고도 오랜 시간 무명으로 살아온, 간절한 가수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 중 일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도 방송에서 편집돼 유튜브에만 등장하는 가수도 있다. 한동근의 경우 자신의 잘못에서 기인된 사연을 풀어가며 방송에 장시간 노출됐다. 이에 일부에서는 편파 편집이라며 ‘싱어게인2’ 제작진에 불편한 시각을 보내고 있다. ‘싱어게인2’가 쫓아온 ‘착한 오디션’이라는 표현에도 누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평생 노래를 하고 싶다는 한동근이 이러한 부정 여론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JTBC '싱어게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