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연우 "배우·가수 모두 나, 나누고 싶지 않아요" [인터뷰]
2022. 11.22(화) 10:59
금수저, 연우
금수저, 연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걸그룹 모모랜드 출신 연우가 배우로 새 출발에 나선 지도 벌써 3년이 흘렀다. 지난 시간만큼 연우의 가치관은 더 성숙하고 뚜렷해져 있었다.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극본 윤은경·연출 송현욱)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 중 연우가 연기한 오여진은 금수저의 또 다른 사용자로, 본래 정나라였지만 삶을 바꿔 금수저의 삶을 살게 되는 인물이다.

"6개월 동안 다 같이 고생도 많이 하고 고생하는 만큼 노력도 많이 했다. 작품을 잘 만들어보고 마음들을 모아 이번 작품을 완성한 것 같다. 물론 아쉬움도 있지만 후련함과 그리움이 더 큰 작품인 듯하다"라는 종영 소감을 전한 연우는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았던 작품이라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배우 대부분이 또래들이다 보니 초반엔 어색했는데 중반부터 분위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반말로 얘기하고 장난도 치면서 편하게 지냈다. 그러다가도 진지하게 합을 맞춰보거나 서로를 배려해 주기도 했다. 선배님들과의 케미도 좋았다. 어찌 보면 어린 친구들일 수 있는데, 저희들한테 많이 맞춰주시고 배려해 주신 덕에 잘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금수저'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이에 따른 부담감도 있었을 터. 연우는 "사실 출연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원작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결정된 뒤 원작을 보게 됐는데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다 안다고, 네이버 웹툰에서 1위를 하던 작품 아니냐고 하더라. 원래부터 부담이 컸는데 이 이야기를 들으니 더 커졌다. 또 여진이라는 인물이 전개의 중심 축을 담당하고 있지 않냐. 부담감이 물밀듯 밀려온 것 같은데 그저 '잘 해내야겠다'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원작 오여진에게 참고한 점은 무엇일까. 연우는 "비주얼적인 면모를 가장 많이 참고했다"면서 "비슷한 분위기를 내려 머리 스타일이나 의상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사실 머리도 원작 속 여진이가 단발머리라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잘라놨던 거였다. 그런데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드라마 초반부에 긴 머리 장면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고, 어쩔 수 없이 머리를 붙인 뒤 촬영하게 됐다. 톤 같은 경우엔 들리지 않았지만 '여진이라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상상하며 그려나가 봤다"라고 밝혔다.

이어 차별점을 물으니 "뒤로 가면 갈수록 원작과는 전개가 달리 가는데, 원작에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여진이가 사랑스럽게 보이는 면이 강해진다. 반면 드라마 속 여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빌런과 같은 캐릭터로 그려져야 했다. 그래서 뒤로 가면 갈수록 더 강하고 임팩트 있게, 강렬해 보이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라고 답하며 "또 감정에 신경 썼다. 초반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숨기려 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투명하게 보이길 바랐다. 지문엔 없었지만 울먹이는 것과 같은 감정 변화를 솔직하게 보여주려 했다"라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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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연우는 이승천 역의 육성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두 캐릭터는 처음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았지만 점차 본인들만이 가진 아픔에 공감하며 스며드는 관계. 이와 관련 연우는 "처음에 여진은 승천을 그저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봤던 게 컸다. 그래서 초반부엔 사랑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는데,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내 진짜 존재를 아는 사람은 얘 밖에 없다' '내 진짜 정체성을 아는 사람은 얘 밖에 없다'라는 생각에 갇히면서 사랑까지 뻗어나가게 된다. 여진이는 어릴 때 사랑을 받지 못한 캐릭터다 보니 사랑을 갈구할 것 같았고, 이게 욕심처럼 보일 것 같았다. 분명 사랑이긴 한데 보는 사람 입장에선 '저게 사랑이 맞아?'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승천을 향한 감정을 그려나갔다"라고 설명했다.

방송 당시 큰 화제를 모은 육성재와의 키스신에 대해서도 말했다. "정말 급하게 찍었다"는 연우는 "현장에서 정말 많은 배려가 있었지만, 그날 이걸 확실히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키스신을 찍고 잊고 있었는데 이후 방송을 보다 '내가 저렇게 찍었다고?'하며 깜짝 놀랐다. 나조차 놀랐는데 봐주신 분들도 놀란 반응이었다"며 웃었다.

다만 이런 육성재와의 러브라인과는 별개로, 추후 여진은 늘 자신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봐 주던 박장군(김강민)과 결혼해 아이를 낳게 되는 엔딩을 맞는다. 이는 승천과 여진이 결혼하는 원작 속 엔딩과도 다르다. 이에 대해 연우는 "여진은 끝까지 승천이를 사랑했지만 승천이가 죽었다고 알고 있지 않냐. 어쩔 수 없이 승천과의 관계가 끝난 건데, 여진은 기본적으로 결핍이 있는 친구라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장군에게 끌렸다고 봤다. 승천이의 빈자리를 채워줬기에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진의 아이가 납치되는 인과응보 엔딩에 대해선 "결국 여진이는 정말 불행해질 거라 생각한다. 그게 합당한 엔딩이기도 하다"며 "여진은 안정적인 울타리를 꾸려내고 싶다는 욕심 하나 때문에 자기 아버지도 버리고 친구의 인생과 목숨까지 뺏었던 인물인데, 이젠 본인의 소중한 것을 누군가에게 뺏기게 된다. 그런 면에서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불행하지 않을까, 그리고 본인의 삶을 후회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까진 자신이 인생을 바꾼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합리화하고 살았다면 이젠 죄책감으로 평생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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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분석과 노력으로 부담감이 컸던 '금수저' 오여진을 완벽하게 연기해 내는 데 성공한 연우. 스스로에 대한 평점은 어떻게 되냐 물으니 "시작하기 전부터 목표는 사실 컸다. '안전하게 잘 마치자' '캐릭터가 제대로 보이게 하자' '여진이는 분명 못된 캐릭터이지만 신경이 쓰이게끔 그려내 보자'가 목표였는데, 개인적으로 절반 정도는 해내지 않았나 싶다. 그런 면에서 50점을 주고 싶다"라고 답하면서 "사실 스스로에게 정말 박한 편이다. 뭘 해도 꼴찌인 것 같고, 제일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만족을 많이 못 하는 편인데 이번엔 열심히 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점수를 주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브온' '바람피면 죽는다' '달리와 감자탕'에 이어 '금수저'까지 주연 롤을 네 번 연속 맡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는 연우이지만, 그가 처음부터 배우로 활동한 건 아니었다. 연기과를 나왔지만 걸그룹 모모랜드로 데뷔해 3년간 활동한 바 있는 것. 연우는 "고등학교 땐 연기과를 다녔지만 아이돌 연습생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모니터링하는 게 재미가 있었고 무대가 너무 좋았다. 지금의 무대가 너무 좋아서 다음 일들은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이후 연기를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하게 됐는데 결만 다를 뿐 받는 에너지는 비슷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때부터 연기에 다시 손을 뻗게 됐다"고 밝히면서 "정체성은 여전히 배우와 가수 둘 다 갖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포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누기보단 합쳐서 봤으면 좋겠다. 둘 다 내겐 중요한 일이기에 분리하고 싶진 않다. 다만 노래를 내기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가수 컴백에 대해선 열린 결말로 놓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선 "사실 특정한 롤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미래에 어떤 게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기보단 현재의 나에 집중하는 편이다. 또 무언가를 정해놓으면 그 꿈만을 향해서 달려가지 않냐. 그러다 보면 결국 어떤 틀 안에 갇히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러고 싶진 않다. 그저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만 둔 채 달려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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