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대박에도 이용자수는 그대로, 기회 못 살린 디즈니+ [이슈&톡]
2023. 03.22(수) 14:14
디즈니+ 카지노
디즈니+ 카지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최민식 주연의 '카지노'가 '더 글로리'와 함께 브랜드 평판 및 화제성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등 디즈니+(디즈니플러스) 작품 중에선 처음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디즈니+는 이번에도 미숙한 운영으로 굴러온 돌을 뻥 차버렸다. 변화가 없다면 미래를 기대하긴 더 이상 힘들어 보이는 디즈니+다.

디즈니의 방대한 IP를 무기로 삼고 있는 OTT 플랫폼 디즈니+가 한국에 상륙한 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풍성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 자리를 잡긴커녕, 토종 OTT에도 밀려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중이다.

디즈니+가 경쟁 OTT에 밀린 가장 큰 이유는 대표작이 없다는 점. 국내 톱3 OTT 넷플릭스·티빙·웨이브는 물론 쿠팡플레이나 애플TV+조차 각각 '안나'와 '파친코'라는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하나둘씩은 있지만, 디즈니+에선 '성공작'이라 부를 작품이 단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너와 나의 경찰수업'부터 '커넥트'까지 2022년 동안에만 무려 8편의 작품을 선보였지만 모두 조용하게 막을 내렸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부진의 이유가 100% 작품의 탓이라 하기엔 어렵다. 물론 몇몇 작품은 타 플랫폼에 비해 부족한 완성도로 실망감을 선사했으나, 일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연출로 대중과 평론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다만 이게 열띤 입소문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디즈니+의 이해 못 할 공개 방식 탓이다.

OTT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드라마의 전 회차, 혹은 절반 분량의 회차를 한 번에 공개하곤 한다. 스포일러의 우려는 있지만 이 방식을 통해 얻는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우선 막힘없이 콘텐츠를 소비하게 함으로 더 높은 시청자 만족도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긍정적인 경험은 곧 입소문으로 이어진다.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사용자들은 해당 서비스에 대한 높은 가격 대비 만족도를 느끼게 될 테고,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하는 이유가 된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이 전략을 통해 순식간에 많은 국내 구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티빙과 웨이브 등 토종 OTT 플랫폼 역시 처음엔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 사용된 주 1편 또는 2편 공개 방식을 택했으나, 최근엔 전략을 바꿔 주 3편 공개·전편 공개 방식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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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디즈니+의 고집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이번엔 이로 인해 좋은 기회도 놓치고 말았다. 최민식의 25년 만의 드라마 출연작 '카지노'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데 실패한 것. '카지노'의 초반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화제성 순위(12월 4주차)에서 '더 글로리'를 꺾는 모습을 보여줬을 정도. 하지만 디즈니+가 발목을 잡았다. 지금껏 그 어떤 OTT 플랫폼도 하지 않았던, 1회부터 3회를 먼저 선보인 뒤 매주 1회씩 오픈하는 도저히 이해 못 할 공개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적으론 디즈니+가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가 이해는 된다. 초반부 화제성을 잡고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 구독을 유도해 구독자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이었을 것이다. 하나 오히려 몰입을 뚝 끊어버리는 악영향을 끼쳤고, 설상가상 16부작의 드라마를 시즌1과 시즌2로 나눠 시청자들의 반감을 키웠다.

이런 부정적 반응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만 봐도 알 수 있다. 보통 이 정도의 화제성이라면 MAU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곤 한다. 일례로 넷플릭스의 MAU는 '더 글로리' 공개 이후 약 100만 명 상승했고, 디즈니+도 '카지노+' 론칭 후 약 21만 명의 추가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디즈니+의 계획대로라면 이 수치는 시즌1이 끝날 때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다 시즌2 때 다시 분위기를 탔어야 했지만, 예상과 달리 다음 달 MAU는 '카지노' 공개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카지노'가 재밌긴 하지만 이를 보기 위해 디즈니+ 구독을 유지하기보단, 종영 이후 몰아보는 게 더 효율적이라 판단한 구독자가 더 많다는 걸 반증한다. 다만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호불호 갈리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에 '카지노'가 종영한다고 한들 MAU가 드라마틱 하게 늘어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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