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형만 한 아우는 없었다. 영화 '베테랑2'가 5주 연속 지켜오던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뺏기며 사실상 흥행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지난 주말 동안(10월 18일~20일) 총 7만540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3일간 총 20만6898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보통의 가족'으로, 이로써 지난달 13일 개봉해 줄곧 주말 극장가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베테랑2'는 5주 만에 정상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토요일과 일요일 성적표를 보면 '베테랑2'는 완전히 경쟁 구도에서 밀린 모양새다. 양일 모두 각각 2만 명대의 저조한 관객수를 기록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순위 4위까지 밀렸기 때문. 1위부터 3위는 '보통의 가족' '와일드 로봇' '대도시의 사랑법' 순이었다. 더욱이 이번 주 수요일 '베놈: 라스트 댄스', 다음 주 수요일엔 '아마존 활명수'의 개봉도 예정돼 있기에 '베테랑2'의 800만 돌파는 사실상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실제로 '베테랑2'는 이번주를 끝으로 대부분 극장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베테랑2'는 범죄자만 골라 죽이며 국민을 대리만족시키는 연쇄 살인마 '해치'를 잡기 위해 출동한 서도철(황정민)과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5년 개봉 당시 국내에서만 무려 1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대성공을 거둔 '베테랑'의 후속편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나 1편 인기의 주역인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흥행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개봉과 동시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평론가들 사이에선 물론, 대중으로부터도 혹평을 받으며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 것. 특히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빌런, 그렇기에 마냥 응원할 수 없는 주인공, 자극에만 초점을 맞춘 연출 등이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이런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 개봉 초기에 '베테랑2'는 적수 없는 흥행 파워를 보여줬다. 개봉 단 9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계속된 혹평 세례는 예비 관객들의 발걸음을 망설이게끔 했고, 흥행 속도도 점차 더뎌지더니 600만은 그로부터 6일, 700만을 찍는 데에는 9일이라는 시간이 더 소요되고 말았다. 이 시기 동안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과 같은 연휴가 껴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이 같은 기록은 더 아쉽기만 하다. 이후 2주라는 시간 동안 단 41만 명의 관객만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그친 '베테랑2'는 결국 형 '베테랑'의 아성은 넘지 못한 채 도전을 마무리 짓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베테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