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김지현 기자] 이제 왕도 웃겨야 하는 시대다.


MBC TV 월화드라마 '동이'(김이영 극본, 이병훈 김상협 연출)의 숙종이 매 회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숙종은 왕 답지 않은 모습으로 '깨방정'이라는 별칭을 얻는 듯 다소 엉뚱한 인물로 묘사됐다. 일반적으로 사극 드라마 속의 왕은 위엄있고 뛰뛰어난 통치력을 구사하는 정치인으로 그려진다. 진지한 말만 골라 해 유머 감각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


하지만 '동이'의 숙종은 달랐다. 동이 앞에서 신분을 속이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모습이나 달리기가 힘들어 숨을 헉헉거리는 모습, 담을 넘지 못해 저질 체력을 토로하는 모습까지 낯선 왕의 모습이 브라운관에 등장한 것.


3일 밤 방송된 '동이'에서는 숙종의 진지한 장면 조차 코믹하게 연출됐다. 이날 숙종은 사슴의 얼굴을 표적에 붙이고 화살쏘기 연습을 한다. 수십발의 화살을 멋지게 쏘는 그. 표적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카메라에 비춰진 표적 속 사슴의 얼굴은 평온하다. 숙종이 쏜 화살이 하나도 맞지 않은 것. 하지만 옆에 있는 벼슬아치는 "역시 탁월한 실력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숙종은 생뚱맞은 표정으로 "지금 누구 놀리는 것이냐?"라고 묻는다. 진지하게 연출됐으나 코믹하게 보이는 장면.


방송 후 시청자들은 "오늘도 숙종은 깨방정" "남다른 숙종이 정말 재밌다" "활을 쏘는 폼이 멋있어 명중인 줄 알았는데 표적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는 등 숙종의 남다른 모습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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