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마초, 액션, 블록버스터까지 여름 극장가는 대개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장르영화들이 흥행을 견인한다. 이 와중에 조용하고 부드럽게,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한 편의 국산 영화가 있다.

‘여중생A’가 원작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공감대를 선사하고 있다. 영화는 취미는 게임, 특기는 글쓰기, 자존감 0%의 여중생 미래(김환희)가 처음으로 사귄 현실 친구 백합(정다빈), 태양(유재상) 그리고 랜선 친구 재희(김준면)와 함께 관계를 맺고, 또 상처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인기리에 연재되며 호평받았던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그만큼 원작 팬들의 ‘여중생A’를 향한 기대감도 극에 달했다. 베일을 벗은 ‘여중생A’는 10대의 불안정하고도 상상력 풍부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웹툰의 기본 설정을 토대로 했다. 청소년들의 예민한 친구관계, 가정폭력 등 10대들에게 충분히 일어날 법한 현실적 고민이 영화의 플롯으로 충분히 기능했다는 인상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자신만의 인장(signature)을 남기는 일을 잊지 않았다. 원작과는 달리, 후반부 스토리라인을 살짝 각색해 나름의 미장센과 메시지를 창출해낸 것. 거대한 규모의 할리우드 영화나 강렬한 장르영화들이 판치는 여름 극장가 성수기 속에서, 어쩌면 소소한 이 일상 영화는 ‘섬세한 휴머니즘’이라는 유일한 승부수를 던진 것인지도 모른다. 관객들의 반응 역시 제작진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휴식 같은 위안을 받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이에 대형 포털사이트 영화 감상평, 평점 등도 순조롭게 순항하고 있다. 다분히 불순한 의도로 감상평에 악성 댓글을 남기는 일부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평점 7점대가 훌쩍 넘는 ‘여중생 A’의 조용한 선전이 허울만은 아닐 것이다.



대다수 관객들은 “‘여중생 A’에 위로받았다”는 한줄평을 전했다. “마지막에 ‘힘들면 울어도 돼’ 보고 눈물 줄줄” “원작을 보지 않았지만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났다” “간만에 보는 선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자극적 영화만 보다가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영화를 봤다”라는 감상평들이 주를 이룬다.

10대라는 특정 계층을 다룬 이 영화를 역량 있게 해석해낸, 어리거나 젊은 배우들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곡성’과 다수 드라마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야무진 10대 배우 김환희의 내공 있는 캐릭터 소화력, 이를 받쳐주는 정다빈, 김준면, 정다은 등의 안정적 연기력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지난 20일 개봉 국내 극장가 절찬리 상영중.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 포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