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의 얼굴 [인터뷰]
2021. 11.22(월) 09:00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그 얼굴이 매력적이기까지 하면 즐거움은 곱절이 된다. '연애 빠진 로맨스' 속에서 발견한 손석구의 얼굴이 그렇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제작 CJ ENM)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로, 전종서는 극 중 마음만은 연애 은퇴 자영을 연기했다.

손석구가 '연애 빠진 로맨스'를 선택한 이유는 정가영 감독 때문이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10살 가까이 어린 역할이 부담되기는 했지만 선택하는데 고민하지 않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석구는 왜 정가영 감독과 함께 작업하길 원했던 걸까. 손석구는 이에 대해 "작품들을 통해 자기 이야기를 하는 분을 좋아한다. 그러면 제가 거기에 쓰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정가영 감독님이 그랬다"라고 말했다.

정가영 감독과 함께하기 위해 우리가 되기로 한 손석구는 캐릭터에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손석구는 "소설가로서 성공해 자기 꿈을 펼치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사랑을 해봐야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에 자격지심이 있는 친구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걸 작품에 녹여내고 싶었다"면서 "우리의 정체성은 사랑에 대한 욕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우리를 이루는 주축이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했다.

손석구는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우리를 아이러니하게 사랑을 못할 것 같은 인물로 그리고 싶어 했단다. 그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재밌게 볼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우리가 사랑을 못할 것 같은 사람처럼 보여야 '어떻게 저런 애가 사랑을 하겠어'라는 생각으로 지켜봐야 재밌을 것 같았다"면서 "자기주장도 못하고 사랑 쟁취도 못하는 지질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아이러니를 우리의 직업과 성향에도 반영했다. 손석구는 "우리가 문예창작과 출신이라서 너드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렇게 가면 재밌는 조합일 거라고 생각했다. 잡지사 에디터라서 센스도 있을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너드미 있는 문예창작과 출신 남자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손석구는 캐릭터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공감을 덧입혀나갔다. 손석구는 "우리가 약간 끌려가듯이 결정을 하고, 수렁에 빠져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는 것들이 인간적이면서도 공감이 많이 됐다. 저도 멘탈이 나가면 약간 그렇다. 실수하고 어떻게 사과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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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서자 손석구는 정가영 감독에 대한 팬심 때문에 발목이 잡혀버렸다. 정가영 감독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손석구는 "정가영 감독님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정가영 감독님이 출연하신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연기를 정말 잘한다. 그래서 제가 가짜로 연기하면 금방 들통날 것 같아서 부담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캐릭터의 나이대도 복병이었다. 손석구는 실제 자신보다 어린 캐릭터의 나이에 집중하다 보니 연기 톤과 표현이 과장돼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제 머릿속에 있는 전형적인 30대 초반을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면서 "제가 봐도 이상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초반의 부침을 이겨내고 손석구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우리를 연기했다. 일 때문에 자영을 만나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진실을 고백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차일피일 미루는 우리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펼쳐놓았다.

특히 전종서와의 로맨스 '케미'가 인상적이다. 손석구는 전종서와 함께 지나치게 솔직하고, 지나치게 발칙한 정가영 감독의 대사를 주고받으며 마치 현실에 있을 것만 같은 커플의 모습을 완성했다. 손석구는 이에 대해 "로맨스 연기 노하우는 없지만, 있다면 나보다는 상대를 돕는 게 노하 우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이어 손석구는 "감독님이 테이크를 정말 많이 갔다. 처음엔 민망하던 것도 하다 보면 기계적으로 하다 보니까 사라지더라"면서 "그러면서 호흡도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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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손석구의 박우리는 그의 새로운 얼굴이라는 호평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배우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게 가능하다는 건 배우로서 그만큼 수명이 연장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저는 자칫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종서와 정가영 감독을 만나서 그 새로운 얼굴이 나왔다면,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다"라고 말했다.

손석구에게는 아직 보여줄 얼굴이 많다. 12월 8일 공개되는 영화 '언프레임드'의 '재방송'에서는 배우가 아닌 손석구 감독을 만날 수 있다. 또한 2022년 개봉 예정인 영화 '범죄도시 2'에서는 악역을 맡아 우리와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안주하지 않고 부지런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손석구를 응원하는 이유다.

"40대가 되면 달라질 것 같아요. 제 자아가 바뀔 것 같다는 징조가 많이 보여요. 생각도 고리타분하게 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연기 스타일들도 바뀌는 것 같아요. '연애 빠진 로맨스'의 우리가 제 젊은 시절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마지막 캐릭터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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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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