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전종서의 성장통 [인터뷰]
2021. 11.22(월) 09:30
연애 빠진 로맨스 전종서
연애 빠진 로맨스 전종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데뷔 초와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사는 것 같아요."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가치관들과 취향, 신념들이 전복되고 새로운 생각들이 앞뒤 없이 떠오르는 혼란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변화의 한 복판의 선 배우 전종서는 지금 성장통을 앓고 있었다.

24일 개봉되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제작 CJ ENM)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전종서는 극 중 마음만은 연애에서 은퇴한 자영을 연기했다.

데뷔작 '버닝'과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콜' 등 매 작품마다 강렬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전종서가 비교적 무게감이 가벼운 역할로 돌아왔다. 특히나 전작이 살인마를 연기했던 '콜'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연애 빠진 로맨스'의 자영은 180도 다른 전종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전종서는 왜 이런 변화의 선택을 한 걸까. 더군다나 너무 개인적인 모습까지 보여줘야 할 것 같아 꺼려졌던 로맨스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전종서의 답은 간단했다. 시나리오가 재밌었기 때문이다. 전종서는 "'콜' 다음 작품을 고르는 데 있어서 신중하려고 했었던 때였는데, 전작과는 상관없이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라고 했다.

또한 전종서는 "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되게 맛있는 캔커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기존에 작품들의 선택 기준은 자극성과 재미였다. 연기가 자극적이어야 보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낀다고 생각하면서 작품을 선택했다"면서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그런 거랑 번외로 뭔가 맛있는 캔커피 같은 느낌이었다. 이벤트성으로 가볍게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있었다. 시나리오 전체가 주는 단순하고 재치 있고 발칙하고 이런 거에 끌렸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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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전종서는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갔다. 정가영 감독과의 의견 차에서도 자신이 생각한 자영이를 밀고 나갔다. 전종서는 "감독님이랑 제가 가진 자영이에 대한 생각이 정반대였다. 감독님은 자영이가 어땠으면 좋겠다는 걸 명확하게 가지고 있었다. 근데 저는 그런 거 없이 상황과 시나리오에서 말해주는 것들만 가지고 나머지는 제가 해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전종서는 자영이 자유분방해 보여도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면모가 있을 것이라고 접근했다. 그는 "저는 자영이를 시나리오에 쓰인 것과는 반대로 많이 보수적으로 그려보려고 했다. 왜냐면 박우리(전종서)에게 끝까지 진심을 보여주지 않고 회피하지 않나. 그래서 자영이는 속마음을 끝까지 보여주지 말자는 마음으로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종서는 "자영이가 거침없이 연애를 것처럼 보이지만 신중하다고 생각했다. 거침없이 보이는 만큼 겁이 많아야 하는 것도 있어야 하고, 대사가 센 만큼 보수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행동들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정가영 감독이 생각한 자영이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전종서는 "어느 시점부터는 감독님이 자영이라는 캐릭터에 애착을 엄청 갖고 계시는구나, 어쩌면 자영이가 감독님의 모습 일부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에 전종서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자영이와 정가영 감독이 담아내고자 했던 자영이를 적당하게 섞어 연기했다. 감정 교류에 지쳐 인스턴트식 만남을 지향하면서도 아무나 만나고 싶지 않고 속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영이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것이었다.

정가영 감독의 발칙하고 노골적이며 현실적인 대사가 재밌어 선택했지만, 막상 연기로 내뱉으려니 쉽지 않았다는 전종서다. 그는 "시나리오에 있는 문체를 대사화 시켜서 내뱉었을 때 어떤 거는 조금 일상적이지 않다고 느꼈던 게 있다. 나는 실제로 이런 말투를 쓰지 않는데 과연 이게 보편적인 대화인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최대한 제 말투로 상황에 집중해가면서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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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애 빠진 로맨스'가 볼 때는 울고 웃다가 끝나고 나면 '밥 먹으러 가자'라고 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막 여운이 깊거나 이랬다, 저랬다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니라요. 관객들이 봤을 때 가볍지만 재밌는, 정말 싸구려 캔커피 같은 느낌의 영화였으면 해요."

강렬한 빌런의 모습과는 또 다른 사랑스럽고 귀엽고 솔직한 매력의 자영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챕터를 꺼내 보인 전종서. 절대 안 한다고 했던 로맨스 연기도 해보고, 전종서는 변화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었다. 해석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작품이 좋았다면, 지금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이 좋아질 정도로 취향에도 변화를 겪고 있었다.

"아무것도 잘 모르겠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핧 정도로 전종서는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 혼란에 대한 해답을 찾아줄 수 있는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말하는 전종서에게서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파고가 얼마나 큰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 시기가 지나가고 해답을 찾은 전종서가 보여줄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 제가 어디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어디까지 해보고 싶다는 게 있지는 않아요. 다만 어떤 거를 맡았을 때 이 정도는 내가 보여줄 수 있다는 있어요. 내 모든 걸 쏟으며 전력을 다해보는, 최선이랑 다른 부분이지만 그렇게 연기를 해왔어요. 지금도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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