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유라 "데뷔 12년, 행복하지 않은 순간 없었다" [인터뷰]
2022. 04.07(목) 09:12
기상청 사람들, 유라
기상청 사람들, 유라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시원한 웃음소리와 꾸밈없이 솔직한 입담, 가만히 있어도 뿜어져 나오는 해피 바이러스가 보는 사람도 절로 미소 지어지게 한다. 마치 맑게 갠 하늘을 보는 듯하다. 자신의 지난날도 이와 비슷하단다. 데뷔 후 지금까지 내 기상청은 "언제나 맑음"이었다는 유라다.

최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유라는 극 중 문민일보 기상전문 기자 채유진 역을 연기했다.

짧지 않은 기간을 유진이로 살아온 유라. 지금은 그 누구보다 유진이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됐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시작부터 바람을 피운다는 설정 탓에 고민이 많이 됐다고. 유라는 "어쨌든 기준(윤박)이와 한 건 바람이지 않냐. 그런 감정이 이해하기가 힘들었고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유진이의 성격이 애매했다. 막 밝지도 어둡지도 않고, 그렇다고 애교가 많지도 예의가 없지도 않다. 확실하지 않다 보니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고 솔직히 들려줬다.

그런 그를 설득시킨 건 차영훈 감독이었다. 유라는 "유진이와 기준이는 속히 말해 빌런이지 않냐. 그런데 감독님이 '유라라면 밉지 않고 러블리해 보일 것 같다. 덜 미울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 그 말에 설득이 돼 출연하게 됐다. 최대한 감독님의 말씀대로 연기해 보려고, 나름 현실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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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유진 역을 연기하니 공감한 부분도 있단다. "비혼주의인 시우(송강)와 헤어진 건 이해가 된다"는 그는 "유진이는 어쨌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친구인데 동거 중인 연인이 비혼주의라는 얘기를 들으면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다. 나 역시 헤어질 듯하다. 하지만 바람을 피워서 헤어진 건 백번 잘못이라 생각한다. 만약 나였다면 헤어지고 한참 기간을 둔 뒤, 다른 사람을 만나볼 것 같다"며 "또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유진이의 마음에 공감이 많이 됐다. 유진이의 집은 재혼 가정이다 보니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됐다. 그래서 좋은 오빠이자 아빠가 될 수 있는 기준이한테 끌렸던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진을 연기하며 연애관 및 결혼관의 변화도 있었을까. 유라는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기보단 그냥 매해 지날수록 생각이 계속 바뀐다"라며 이번에도 숨김없는 입담을 자랑했다. "처음엔 늦게 가고 싶었는데 스물아홉이 되니 잘 모르겠더라. 계속 바뀌고 또 바뀐다. 다만 어쨌든 30대 중후반엔 가고 싶은 로망이 있다. 이상형은 무조건 착한 사람이다. 자상하고 착하고 배려심이 많으며 특히 코드가 잘 맞아야 한다. 친구 같은 사람이 좋다. 남편이든 남자친구든 언제나 내 베스트 프렌드여야 한다. 불타는 사랑이 없어도 그 사람과 뭘 하는 게 재밌고, 설렘이 없어도 잘 맞는 사람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유라는 극 중 함께 부부 호흡을 맞춘 윤박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윤박 오빠와는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캐스팅 소식을 듣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 한참을 웃기만 했던 것 같다. 친한 사람이다 보니 더 편하게 현장에서 연기할 수 있었고, 연기에 대해 많은 부분을 의논하고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덕분에 1회부터 담긴 파격 베드신 역시 어렵지 않았다고. "친한 사이라 서로 웃긴 했어도 부담은 없었다"는 유라는 "사실 베드신이 처음부터 있던 건 아니었다. 원래는 뽀뽀하고 포옹하는 이 정도에서 끝내려 했다. 이에 앞서 민영 언니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 오열하는 신을 찍었는데 감독님이 이걸 보시곤 '이 정도 수위로는 약할 것 같다. 하경(박민영)의 울음이 설득되지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면서 수위를 조금 높이자고 제안하셨다. 난 상관없는데 너무 조심스럽게 얘기하시더라. 그래서 내가 오히려 자세를 제안하곤 했다"며 웃었다.

이어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선 "다들 너무 좋았다. 특히 민영 언니가 굉장히 러블리 하셔서 촬영장 분위기가 항상 좋았다. 촬영 전에 민영 언니, 강이랑 친해지려고 술도 마시면서 게임도 하고 했는데 덕분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민영 언니가 주로 주도를 많이 했다. 다들 이미 친해져 있던 상태라 너무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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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라는 유진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기상청 사람들'의 채유진 역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시청자들의 평가도 회를 거듭할수록 달라졌다. 캐릭터 설정 탓에 극 초반엔 욕을 먹긴 했으나 중후반부부터는 "빌런이지만 밉지 않다"는, 작품을 처음 선택할 때 목표했던 평가까지 받으며 기분 좋게 엔딩까지 달릴 수 있게된 것.

그런 의미에서 유라는 '기상청 사람들'이 자신에겐 "정말 큰 의미"라며 "지금껏 내 연기 인생에서 맡은 역할 중 가장 큰 캐릭터라 볼 수 있는데, 유진이를 연기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연기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어려운 만큼 연기의 매력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많은 고민을 해본 작품은 처음이지만, 그렇기에 배울 게 많았고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상청 사람들'이라는 제목에 맞게 그는 가수와 배우로 지내온 지난 12년을 날씨에 비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유라는 해사한 미소와 함께 "내 지난 12년은 언제나 '맑음'이었다"면서 "단 1년도 행복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 물론 신인 땐 연습생 기간이 짧다 보니 적응하기 힘든 순간도 잠깐 있었다. 하지만 12년이 지나보니 그때의 날씨도 맑음이라 생각한다. 내 기상청은 12년 내내 맑음이었고, 늘 너무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 어썸이엔티,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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