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제’, 대중의 심리란 미묘하기 그지없으니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2. 07.21(목)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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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는 일도, 빌런이 되는 일도 쉬운 세상이다. 수많은 정보가 빠르게 움직이며 대중의 심리를 자극하여 폭등과 폭락의 지점을 만드는데, 흥미로운 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미묘한 대중의 심리다.

“군중의 심리란 만화경 속 오색 유리처럼 미묘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 찬쉐, ‘오향거리’ 중)
사람들의 가지각색 마음이 어떤 하나의 정보에서 들어맞는 순간, 해당 정보의 주인은 순식간에 스타 혹은 빌런으로 발탁된다. 개인의 마음 혹은 시선이 수많은 개인의 것을 만나 하나의 거대한 ‘대중’의 심리가 되어 일으키는 파급효과다. 여기서 마음 혹은 시선을 동하게 한 정보, 그것의 실체는 파급효과가 커질수록 그 모습을 감추기 마련이고.

일례로 최근 댄서 ‘노제’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갑질 의혹’이 있다. 사건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노제가 자신의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조건으로 수천만 원 수준의 광고료를 받고도, 광고 시즌이 지나서야 게시하는 등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 해당 업체가 한 매체에 읍소하며 알려졌고 노제의 미흡한 대처로 그 파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가 더욱 불거진 계기가 있다. 노제가 그렇게 올린 중소기업의 제품 게시물은 일정 기간 지나면 삭제하는 반면, 명품이라 여겨지는 브랜드 관련 글은 그대로 두었기 때문. 이에 따라 대중은 그녀가 브랜드마다 일종의 급을 따지며 이중적인 태도, 즉 스타로서 본인이 갑이란 사고방식 아래에서 나타나곤 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인식하고선, 논란의 시작점이 되는 사건 또한 다분히 의도적이라 여기며 그녀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하고 있다.

사실 SNS는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 무엇을 올리고 무엇을 삭제하던 개인의 자유다. 특히 광고성으로 올린 게시물은 계약된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 지울 수 있고, 노제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인플루언서,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하여 수입을 얻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그렇게 진행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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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가, 대중이 노제에게서 문제 삼을 수 있는 부분은, 그녀가 광고성 게시물에 관한 계약을 해놓고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만이다. 이에 해당하는 비판만이 정당하다. 하지만 그녀가 맞닥뜨린 현 상황은 논란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다. 명품만 밝히는 사람이라는 비난에 더해, 알고 보니 평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무례한 태도를 일삼아 왔다는 뒷이야기까지, 대대적인 미움의 대상으로 등극 중이다.

물론 사건의 본질 외의 논란은 사실에 기반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여기서 진실 여부를 따지려는 것도 아니고 따질 수도 없다. 그저 대중의 그토록 거대한 호감을 받던 댄서 노제가, 어쩌다 이렇게 미움이 양산되는 골짜기로 떨어지게 되었는지, 놀라울 따름인 게다.

대중은 노제를 어여쁜 외모만을 가지고 스타로 발탁하진 않았다. 외모와 함께 댄서로서의 실력, 춤에 대한 진정성, 인간미 등의 요소가 하나로 어우러진 노제의 이미지에 매료되어, 그녀를 수많은 광고를 찍는, 명실상부 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스타의 영향력이 아닌, 권력을 휘둘렀다 싶으니, 대중은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관건은 사건의 본질이 아니라 주민들 머릿속에서 교묘하게 일어난 재현입니다.” (위의 책)
여기서, 이제 사건의 본질은 더 이상 중요치 않다. 대중은 좋아한다는 이유로 마음 한구석에 밀어 넣어 놓았던. 해당 스타에 대한 의뭉스러운 시선을 모두 꺼내 놓기 시작한다. 시선의 사실 여부는 상관없다. 불을 지펴 주는 몇몇 이야깃거리까지 더해지면 배신의 감정은 더욱 활활 타오른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노제는 하루아침에 빌런이 된다. 그간 노제에게 ‘사랑’을 퍼부었던 대중이 ‘공의’의 대중으로 돌아서며 내리는 나름의 단죄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 말 것은, 대중의 심리는 미묘하여 심각한 도의적 물의를 일으킨 게 아닌 이상, 그녀의 진정성 어린 노력 여하에 따라 일정 시간이 지나고 어느 특정 계기에서 그녀를 다시 복권하게 할 수도 있을 테다. 그리 쉽진 않겠다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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