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서바이벌 프로그램 열풍이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끝으로 끝난 모양새다. '스트릿 맨 파이터'와 '두 번째 세계', 1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아바타싱어'까지. 방송 전까지만 하더라도 큰 화제를 모았던 콘텐츠들이 막상 방송 시작 후에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달 30일 방송을 시작한 JTBC 예능 '두 번째 세계'는 K팝 걸그룹 메인 래퍼들이 보컬 전쟁을 펼치는 프로그램. 특히 AOA 출신 신지민과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예능 대세로 떠오른 미미 등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잡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2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인 20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두 번째 세계'는 전국 유료 가구 기준 0.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한 0.6%보다 하락한 수치. 1회(0.8%)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일뿐 아니라, 0%대 시청률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제성도 아쉽다. 9월 1주 차에는 비드라마 화제성 순위 10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2주 차와 3주 차에는 톱10 안에도 들지 못했다.


회당 제작비 10억여 원, 총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돼 화제를 모은 MBN '아바타싱어'도 0%대 시청률에서 헤매고 있는 건 마찬가지. 현재 3회까지 방송됐지만 1회(1.4%)를 제외하곤 모든 회차가 0%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추석 연휴간 휴지기를 갖고 23일 4회 방송을 앞두고 있지만, 드라마틱한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바타싱어'의 시청률이 부진한 이유는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것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아바타 퀄리티에 있다. 버추얼 유튜버에도 밀리는 미흡한 완성도로 아쉬움을 자아낸 것. 아바타에 대한 이해도도 낮다는 비판 역시 쏟아지고 있다. AR(증강현실) 형식으로 아바타가 무대 위에 등장하는 만큼 무궁무진한 무대 효과를 펼쳐낼 수 있는데, 이를 다 활용하지 못하고 진부한 연출들만 등장하고 있다는 이유다. 일례로 '란'과 '로기'의 대결에선 무대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풍이 등장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일하게 화제성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건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뿐이지만 이것 역시 입지가 불안하기만 하다.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던 전작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와는 달리 들쑥날쑥한 시청률 곡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4회까지는 시청률이 '스우파'와 비슷한 속도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5회에서는 갑자기 1.5%까지 추락했다. 특히 이날은 '스맨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첫 탈락 크루가 가려지는 날이었기에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화제성 점유율 역시 '스우파'에 비해 낮기에 언제까지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스우파'가 최고 20%, 평균 10% 후반대의 점유율로 10주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켜낸 것과 달리, '스맨파'는 현재 10% 초반대의 점유율을 기록 중에 있다. 특히 TV+OTT 통합 화제성 부문에서는 종영을 앞둔 티빙 '환승연애2'에게 바짝 쫓기고 있어 차주 역전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두 번째 세계', MBN '아바타싱어', 엠넷 '스맨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