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이달의 소녀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된 가운데 소속사 블록베리엔터테인먼트(이하 블록베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최근 이달의 소녀 멤버 일부(희진, 김립, 진솔, 최리)는 소속사 블록베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했다.

같은 소송을 제기했던 다섯 멤버(하슬, 여진, 이브, 올리비아혜, 고원)는 패소했고, 비비와 현진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승소 결과에 따라, 멤버 4인과 블록베리와의 계약 효력이 중지된다. 이들 중 일부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개설해 개인적으로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이들 4인은 먼저 팀을 나간 츄와 같은 조건으로 소속사와의 계약을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 정산금과 활동비 정산 비율이 달라 손해를 보는 구조로 앞서 츄가 해당 이유로 전속계약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패소한 5인은 수년 전 계약 조항을 일부 변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츄의 제명 및 퇴출 소식을 전한 직후 제기된 멤버들과의 계약 분쟁설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블록베리는 일부 패소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정리 후 입장을 전하겠다”는 답변만 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밝힌 입장이 사실상 거짓으로 드러나며 신뢰를 잃은 바, 입장을 더 신중히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블록베리는 츄와의 계약 소송 때도 이번처럼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 역시 거짓이었다.

이달의 소녀의 컴백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달 초 11인 체제로 컴백을 공지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해왔지만 이 앨범으로의 활동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22일 컴백을 2주 가량 남겨두고 “멤버들의 상황에 관한 여러 근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라며 컴백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다.

전 멤버의 태도 변화를 위기의 시작으로 지목했지만, 다수의 멤버들과 의견 다툼이 있었음이 드러나며 자연스레 ‘해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멤버 7명에 대한 권리를 여전히 갖고 있지만, 이번 소송으로 이 중 5명과는 뜻이 다름을 확인했다.

이브는 패소 이후 “심적으로 매일이 고통스러운 날들이었다”며 “얼마나 오래 걸릴지, 얼마나 더 아파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려 한다”라며 소속사와의 ‘전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 실패를 바라보는 K팝 팬들의 반응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달의 소녀는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대표 김선혜)가 지난 2016년 10월부터 총 12명(희진·현진·하슬·여진·비비·김립·진솔·최리·이브·츄·고원·올리비아 혜)의 소녀를 매달 한 명씩 공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데뷔하게 된 그룹이다.

‘매달 새로운 소녀를 만난다’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정식 데뷔에 앞서 솔로 싱글을 발매하고, 멤버 별로 프랑스, 일본, 아이슬란드, 런던 등 해외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멤버들이 공개된 이후에는 1/3, 오드아이써클, yyxy라는 유닛이 먼저 나왔고, 지난 2018년 8월에 마침내 12인조 완전체로 데뷔했다.

멤버들이 모두 공개되고, 그룹이 정식적으로 데뷔하기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무엇보다 제작 비용만 9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았지만 정식 데뷔 5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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