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구독자수 첫 감소, 멀어지는 넷플릭스 [이슈&톡]
2023. 02.09(목) 17:58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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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론칭 당시 OTT 강자 넷플릭스를 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고, 실제로 종합 성적에서 한차례 제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1위를 뺏긴 데 이어 격차까지 빠르게 벌어지며 위기에 처한 디즈니+다.

월트디즈니가 2019년 11월 자체 OTT 플랫폼 디즈니+를 론칭할 당시 이들의 포부는 원대했다. 디즈니+의 자회사 훌루, ESPN+를 합쳐 2024년까지 3억5000만 구독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 실제로 디즈니+의 구독자 수는 론칭 1년 반 만에 1억 명을 돌파했고, 한국 론칭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더니 지난해 8월엔 넷플릭스를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이는 디즈니+를 비롯해 산하 플랫폼 훌루·ESPN+까지 모두 합친 구독자 수였지만, 빠른 성장세에 주가는 치솟았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얼마 가지 않았다.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심지어 구독자수가 론칭 이후 처음으로 떨어지기까지 한 것. 8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의 구독자 수는 1억6420만명에서 1억6180만 명으로 지난해 4분기 동안에만 약 240만 명 감소했다. 다행히 훌루와 ESPN+는 각각 80만, 60만 구독자를 추가로 확보하며 자존심을 지켜냈다.

구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동남아시아(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디즈니+는 해당 지역에서 디즈니+ 핫스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디즈니+ 핫스타는 지난 분기에만 무려 38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다. 가장 큰 이유는 디즈니+가 인기 스포츠인 인도프리미어리그(IPL) 크리켓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 평균적으로 디즈니+ 구독자들은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1년 주기로 결제하기에 이 수치는 올해 초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해당 지역 구독자가 1600만여 명까지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 전망한 바 있다.

하락세의 또 다른 이유는 디즈니+의 구독료 인상.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월 구독료를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인상하고, 광고 요금제를 추가했다. 해당 요금제는 기존 7.99달러 요금제에 광고를 추가한 형태로, 구독자들은 광고를 보지 않으려면 3달러의 추가 비용을 내야 했다. 디즈니+는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기 위함"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그 어떤 플랫폼보다 방대한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볼만한 신규 콘텐츠가 없다는 점 역시 디즈니+의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작품 수의 문제라기보단 완성도의 문제다.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던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는 '어벤져스: 엔드 게임' 이후 미흡한 만듦새와 정리되지 않은 세계관으로 혹평을 받고 있고, 신규 오리지널 작품들 역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 시장만 봐도 그렇다. 지금껏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등 오리지널 작품만 아홉 개를 선보였지만 이중 '성공'이라 할 수 있는 건 '카지노'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수리남' '더 글로리' 등의 성공작들을 배출했다.

부진의 여파로 디즈니+의 손해는 막심한 상황이다. 지난 4분기에만 10억5000만 달러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출시된 이후 누적 손실은 90억 달러에 달한다. 월트디즈니의 주가는 지난해에만 40% 가까이 급락했다.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월트디즈니 측은 15년간 자리를 지키다 떠난 밥 아이거를 지난해 다시 불러내 CEO 자리에 앉힌 상황. 밥 아이거는 올해 1분기 시작부터 직원을 대거 감축하며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과연 디즈니+의 시작을 함께한 밥 아이거가 추락 중인 디즈니+를 건져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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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아이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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