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원본 녹화 영상까지 오픈하며 조작 의혹에 대해 뒤늦게 해명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매듭이 많다. 뜨거웠던 인기 만큼 논란의 연속인 '피지컬: 100'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 측이 결승전 조작 의혹이 제기된지 약 2주 만에야 모든 이슈에 대해 해명했다. 김현기 CP와 장호기 PD는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골든마우스홀에서 '피지컬: 100' 결승전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제작진은 녹화 원본 영상까지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영상과 발언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피지컬: 100' 결승전 중 조작은 없었다. 경기가 중단되긴 했지만 정해민의 주장처럼 우진용이 요청한 건 아니었고, "줄이 엉켜 재경기를 중단했다"는 제작진의 해명도 사실이었다. 더불어 "내가 유리했다"는 정해민의 말도 제작진에 따르면 결승전 당시 두 출연자는 총 줄의 길이와 남은 길이를 몰랐기에 근거가 부족하다.

다만 경기 진행 과정이 매끄럽고 공정했냐고 묻는다면 답변은 '아니오'다. 제작진의 대처는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10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녹화장을 가득 채우는 굉음에도 제작진은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고, 그동안 두 결승 진출자들은 지쳐갔다. 소리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제작진은 그제야 녹화를 중단했고, 출연자 합의 끝에 재경기가 진행됐으나 이 역시 문제가 발생해 세 번째 재경기까지 이어졌다. 기계를 정비하던 와중에 윤활제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물론 매뉴얼에 따른 조치라곤 하지만 원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닌 당장의 진행만을 위한 조치이기에 찝찝함이 남는다.

두 출연자들과 합의한 뒤 내린 결정이라곤 하나 녹화를 미루지 않고 문제가 발생한 당일에 진행한 것 역시 결과적으론 실패한 선택이 됐다. 깔끔한 진행과 공정성을 위해 차라리 통보 형식으로 경기를 미뤘으면 더 깔끔하고 뒤탈도 없었을 테다.


어딘가 미흡한 해명이긴 하나 '피지컬: 100' 측은 조작 의혹에 대해선 어느 정도 오해를 푸는 데 성공했다. 다만 풀어야 할 매듭이 이것만 있는 건 아니다.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먼저 출연자 논란이 있다. 여성 출연자 A씨는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곧 논란 중 일부를 인정했고, 한 남성 출연자 B씨는 자해 협박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B씨는 전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자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벽과 책상에 머리를 박는 등의 자해 행위를 저질렀다. 이 혐의로 A씨는 검찰에 송치됐다.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출신 C씨도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일반적인 레거시 미디어였다면 논란을 의식해 당연히 프로그램 내에서 이들의 출연 분량이 편집됐을 터이지만, '피지컬: 100'에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제작사 아센디오와의 법정 분쟁 문제도 있다. 아센디오는 '피지컬: 100'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기획·개발비까지 납부했다고 주장하는 입장이고, 프로그램 공동제작사 루이웍스미디어는 허위 사실이라 반박하고 있었는데 이게 법적 싸움까지 번지게 된 것. 아센디오는 지난 2일 루이웍스미디어를 상대로 계약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 '피지컬: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