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관객수·예매율 폭락, 사실상 실패한 디즈니의 도전 [무비노트]
2023. 05.27(토) 11:00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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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일일 관람객 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고, 실시간 예매율도 10%대로 폭락했다. 초반 분위기로 속단하긴 이르지만 전례없는 혹평이 이어지며 50만 관객 돌파도 힘겨워보이는 상황이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마샬)는 지난 25일 2만802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1만7906명(약 39%) 감소한 수치로, 순위도 한 단계 밀렸다. 심지어 개봉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에도 밀렸다. 두 작품의 스크린 수가 300개 가까이 차이 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더 안타까운 소식은 실시간 예매율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개봉 전날에도 10% 후반대의, 디즈니 영화치곤 저조한 성적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이보다 더 하락해 13.5%에 머물고 있다. 1위 '범죄도시3'(51.3%)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차이난다. 평점도 좋지 않다. 네이버 6.83점/10점, 다음 2.3점/5점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경쟁작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CGV골든에그지수는 7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봉한지 며칠 안 된 시점에서 벌써부터 작품의 흥망성쇠를 논하긴 이르지만, 개봉 초기 입소문은 요즘 극장가에서 흥행 여부를 결정지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치기에 부정적 반응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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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어공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건 기획 단계부터 불거진 캐스팅 논란이다. 새빨간 머리와 하얀 피부를 갖고 있던 원작 속 에리얼과는 달리 디즈니는 작품을 실사화하는 과정에서 곱슬머리의 흑인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했는데, 이게 부정적 선입견을 낳은 것이다. 팬들의 'NOTMYARIEL(내가 알던 에리얼이 아냐)' 운동에도 불구 디즈니는 정치적 올바름(PC)을 이유로 할리 베일리 캐스팅을 밀고 갔고, 이 극심한 의견 차이는 '인어공주' 실사화 영화를 향한 반감으로 이어졌다.

부진의 두 번째 이유는 설득력 없는 스토리. '인어공주'는 주인공의 외형과 내면을 변경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설정들이 바뀌고 삭제됐다. 우선 원작 속 에릭 왕자가 인어공주의 예쁜 외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설정이 삭제됐고, 에리얼이 왕궁으로 들어오는 과정도 살짝 변경됐다. 기존엔 에릭 왕자가 해안가로 떠밀려 온 에리얼을 발견해 궁으로 데리고 왔다면, 실사화 버전에선 그물에 걸려온 에리얼을 하인들이 불쌍하게 여겨 데려왔다는 플롯으로 바뀐 것.

이 밖에도 디즈니는 에리얼을 '왕자의 도움이 필요 없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설정들을 덧붙였지만 대부분이 조악하고 억지스러운 눈속임에 불과했고, 이런 개연성 없는 스토리 탓에 작품은 몰입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잃고 말았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디즈니는 관객들이 원하는, 보길 바라는 영화들을 만들며 환호 받았다. 디즈니가 지난 100년간 사랑받을 수 있던 비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디즈니는 영화의 재미보단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인어공주'라는 치트키 같은 IP를 손에 쥐었음에도, 30여 년 전과 같은 감동을 선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인어공주'의 제작비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와 같은 2억5000만 달러로, 손익분기점은 7억에서 8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미국과 중국에서 흥행 대박을 터트려야 하는 상황. 중국에선 이미 좋지 않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 가운데, 현지시간으로 26일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상영을 시작할 '인어공주'가 현지 관람객들로부터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해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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