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곽현수 기자] MBC가 18일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한동안 주춤했던 예능 소생술에 나선다.

최근 MBC 측이 공개한 편성표에 따르면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배우들'로 이어져 온 월요일 밤 11시 예능이 사라지고 'MBC 다큐 스페셜'이 자리를 메운다. 또한 설 명절을 맞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됐던 '남자가 혼자 살 때'가 '나 혼자 산다'라는 제목으로 변경 돼 시청자들을 찾는다.

이 밖에도 '블라인드 테스트 180°(일요일 오전 9시 15분)', '섹션TV 연예통신(일요일 오후 3시 55분)', '코미디에 빠지다(일요일 밤 11시 50분)'도 시간대를 옮기고 '쇼!음악중심'도 순위제를 부활시키는 등 눈에 띄는 시도가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점은 MBC의 월요 예능 포기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통해 쏠쏠한 재미를 봤던 밤 11시 시간대를 새 예능이 아닌 시사 프로그램으로 채운다는 시도가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

MBC의 이러한 개편은 애초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 일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 할 수 있다. 이미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굴러온 돌에 의해 박힌 돌이었던 '놀러와'가 뽑혀져 나간 뼈아픈 체험을 한 만큼 월요일 밤 예능 경쟁에서 작전상 후퇴라는 수를 내놓은 것.

하지만 MBC 예능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일밤 아빠 어디가'가 심상치 않은 인기를 구가하며 MBC 주말예능을 암흑기에서 구해낸 데다가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역시 수요일의 대표 예능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MBC는 월요일을 내주고 다른 날의 예능을 살리겠다는 편성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먼저 목요일 밤 예능인 MBC '무릎팍 도사‘에 올밴 우승민을 다시 영입 해 예전의 포맷으로 돌려놓은 부분이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나 혼자 산다'를 월요일 밤 예능이 아닌 막 시작한 SBS '땡큐‘의 대항마로 선정한 대목에서도 MBC의 숨은 의도가 드러난다.

결국 MBC는 이번 개편을 통해 '무한도전' '라디오 스타' 외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경쟁력을 갖추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즉 월요일 밤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 자원으로 가능성 있는 새 프로그램이나 예전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프로그램을 살려 평일 예능에서도 고른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인 것.

MBC는 봄 개편으로 새롭게 불붙은 예능전쟁에서 과거의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 월요일 밤 예능을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포기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MBC 예능의 편성표는 다시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고 말겠다는 이들의 독기어린 각오가 가득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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