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유민 기자] ‘신의 선물’ 속 영규라기에 바가지 머리에 해맑은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B1A4 녹음실 앞에서 만난 바로는 뒤로 눌러쓴 모자에 힙합복장을 하고서 녹음 중이던 신곡의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바로는 아이돌이다.

SBS ‘신의 선물- 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은 16회와 스페셜방송을 끝으로 지난달 28일 막을 내렸다. 딸 샛별이(김유빈)를 살리기 위한 엄마 김수현(이보영)과 이를 돕는 기동찬(조승우)의 시간여행에서 바로는 기동찬의 사촌동생 영규가 돼 시청자를 만났다.

영규는 어릴 적 머리에 총을 맞는 사고로 7살 아이의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이었지만 그만큼 순수함이 돋보이는 샛별이의 친구다.

“원래는 ‘묻지마 서포터즈’ 왕병태(연제욱) 역할이었어요. 그런데 제 옷이 아닌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제 성격이 묻어나지 않고, 꾸미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영규 역할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오디션 당일에 영규라는 인물을 만나게 됐어요.”

바로는 쟁쟁한 선배연기자들과 함께 하는 ‘신의 선물’에 피해가 갈까 걱정도 됐지만 그보다 영규를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무조건 하고 싶다”는 바로의 열정을 알아본 감독은 바로에게 미카엘직업전문학교 옷을 줬고 바로는 그렇게 영규가 돼 일자머리를 하고 촬영장에 나타났다.

바가지 머리는 ‘응답하라 1994’ 빙그레 역할에 이어 두 번째. 바로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연기한 모든 작품에서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게 됐다. 바가지 머리가 유난히 잘 어울린다는 말에 바로는 “편하기도 하고, 영규와 잘 어울려요”라며 “워낙 머리숱이 많아 현장스태프들도 가발인 줄 알 때가 많아요”라며 웃었다.

‘응답하라 1994’ 식구들은 ‘신의 선물’을 모니터하며 바로에게 힘을 줬다. 신원호 PD부터 삼천포, 칠봉, 해태까지(바로는 아직도 배역이름으로 선배이자 형들을 불렀다) 잘하고 있다며 격려해줬다고. 특히 빙그레 바로와 특별했던 쓰레기 정우는 직접 연기코치도 해주고, 응원과 함께 “집중이 안 될 때가 보인다”며 따끔한 충고도 해줬다.



바로는 ‘신의 선물’을 함께 했던 선배 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진짜 할머니처럼 손잡아주고 챙겨주는” 정혜선과 “연기하다 놓치는 게 있으면 잡아주는” 조승우 덕분에 많이 보고 배웠다는 바로는 주변에 좋은 분들만 계셔서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낀다고.

영화 ‘포레스트 검프’만 보고 다른 작품은 일체 참고하지 않았다는 바로는 모르는 것이 생기면 ‘말아톤’에서 초원이를 연기한 조승우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그렇다면 기영규가 꼽은 명장면은 무엇일까.

바로는 ‘신의 선물’ 마지막 회 아빠 기동호(정은표)와의 면회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영규가 안쓰럽기도 하고, 정말 슬펐어요. 정은표 선배님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해맑게 웃어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 정혜선이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순간 상황에 몰입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바로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어색하다. 처음 연기를 시작한 ‘응사’ 빙그레 때부터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에 안 든다고. 최민식 같은 대선배도 본인연기가 마음에 안 들어 하는데 어떻게 자신이 만족을 할 수 있겠냐며 사뭇 진지하게 답한다.

“더 열심히 하라는 소리로 들려요”라고 말하는 바로에게 마지막으로 ‘신의 선물’ 영규를 떠나보내는 소감을 물었다.

“‘신의 선물’ 영규라는 인물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의외였고,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스태프들도 B1A4 멤버들도 영규 말투를 따라하더라고요.(웃음) 앞으로 더 좋은 연기로, 다양한 활동으로 찾아뵐 테니 기대해주세요. 아참, 그보다 먼저 만나게 될 B1A4 앨범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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