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KBS '드라마스페셜 단막2014'가 다양한 장르와 신선한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시도 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하게 호평을 받고 있다.

KBS 드라마 스페셜은 지난 9월 14일 '그 여름의 끝'(극본 정수연ㆍ연출 김영진)을 시작으로 귀환을 알렸다. 그동안 드라마 스페셜의 경우에는 장르의 영역을 넓힌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기 때문에 드라마 스페셜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역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흥미로운 소재와 더불어 보고 싶었던 배우들의 모습 내지는 '이 배우가 단막극에?'라는 의아함을 품게하는 배우들까지 늦은 밤 드라마 스페셜을 기다린 시청자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주고있다.

가장 먼저 시작을 알렸던 '그 여름의 끝'은 사고로 의식을 잃은 남편(이광기)의 아내(조은숙)가 남편의 옛 연인 사이에서 낳은 여덟 살 아들(전진서)와 서로에게 길들여져 가는 과정을 그렸다. 첫 작품부터 무겁다면 무거울 수 있는 소재였지만 조은숙 이광기 남능미 등 베테랑 연기자들의 호연으로 핏줄을 초월한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었다.

이에 1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극의 중심에 있었던 조은숙은 "이렇게 행복하게 연기를 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는 소감을 전할 정도로 '그 여름의 끝'이라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방송된 '세 여자 가출 소동'(극본 최해철ㆍ연출 이민홍)은 박해미 장희진 서예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세 여자의 일탈을 유쾌하게 그렸다. 특히 그동안의 작품에서 변호사, 톱여배우, 의사 등 지적이고 도도한 여자의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장희진은 '룸살롱 언니'로 분해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바 있다.

이미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 온 장희진이지만 그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늦은시간에 방송, 그것도 단 1회 방송인 단막극을 통해 연기에 대한 욕심을 표출했고, 연기변신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 시도에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다르게 운다'의 경우에는 '드림하이' '학교 2013' '비밀'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가 메가폰을 잡아 많은 화제가 됐다. 이어 5년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배우 신이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된 '수상한 7병동'은 불임병원에서 벌어지는 임신이 어려운 여자들의 이야기를 가슴 아프면서도 때로는 코믹하게 그리며 눈길을 끌었다.

한주완 주연의 '간서치열전' 또한 허균이 썼다고만 전해지는 언문소설 '홍길동전'의 탄생비화를 그리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간서치열전'의 경우에는 지상파 최초로 방송 전 웹드라마로 먼저 공개돼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새로운 트렌드를 원하고, 모바일 및 웹 플랫폼 활용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맞춤형으로 진화하려는 KBS 드라마국의 파격적인 시도로 비춰져 그 의미를 더한 작품이었다.

더불어 11월부터는 '각시탈'의 김정현PD, '천상여자'의 유종선PD, '정도전'의 이재훈PD가 차례로 장르물을 선보인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김정현PD의 '마지막 퍼즐'은 배우 윤태영이 출연해 끔찍한 일을 당한 딸을 잃은 아버지이자 베테랑 형사로 분해 애끓는 부성애를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피해자가 어떻게 복수와 용서를 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범죄수사물로 윤태영의 부성애 연기와 작품 속 신스틸러로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 김민상 김민재 등의 출연으로 '마지막 퍼즐'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다.

이처럼 드라마스페셜은 소위 막장이라고 불리며 자극적인 소재들만 골라 담아 버무린 많은 드라마들 속에서 신선한 이야기와 소재로 다양한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이에 '간서치열전'을 연출했던 박진석PD는 "단막극의 매력은 결국 다양성"이라고 말하며 "단막극은 상업 드라마들에서 추구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런 다양한 주제와 소재, 실험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단막극의 의미"라고 전했다.

그 결과 KBS 드라마스페셜은 일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는 최악의 편성 조건에도 불구하고 마니아층을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매주 짧은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밤 12시에 보기에는 아까운 배우들과 작품들" "매회 새로운 느낌과 감동이다" "잔잔한 감동과 진한 여운을 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KBS드라마스페셜에 대한 만족감과 더불어 늦은시간에 방송하는 탓에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2일 김정현PD의 범죄수사물 '마지막 퍼즐'을 시작으로 유종선PD의 판타지드라마 '액자가 된 소녀', 이재훈PD의 심리스릴러 '원혼'이 매주 일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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