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코피노’ 민재의 아빠 찾기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25일 밤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헬로 대디’에서는 필리핀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 민재 카라멜로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민재는 8년 전 필리핀 세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9살 아이다. 한창 가족의 사랑과 돌봄을 받으며 자라야 할 나이지만 그는 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민재의 엄마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고 아빠는 민재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으로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민재의 아빠는 어학연수를 위해 세부를 찾았던 한국인 유학생이었다. 당시 20살 어린 학생이었던 민재의 아빠는 민재의 엄마 크리스틴 카라멜로와 사랑에 빠져 민재를 낳게 됐다. 하지만 그는 민재가 태어나기 1달 전 돌연 한국으로 떠난 후 8년 동안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민재의 엄마마저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의 엄마는 한 술집에서 계산원으로 근무하던 중 사장이 무허가 영업 등의 혐의로 경찰 단속에 적발됐고, 당시 현장에 있던 그의 엄마가 모든 책임을 지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도 민재는 좌절하지 않고 사립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민재는 아빠를 전혀 원망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아빠에 대해 나쁜 말을 해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아빠를 변호했다. 그런 민재의 소원은 한국에 있을 아빠를 단 한 번만이라도 만나는 것이다.

이후 민재는 한 한국의 후원단체의 도움으로 아빠를 만나러 한국에 가게 됐다. 한국에 도착한 민재는 아빠의 집을 찾기 전날까지 아빠에게 줄 여러 선물들을 준비했다. 아빠를 만나게 된다면 제일 처음으로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보고 싶었고 사랑해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민재가 갖고 있던 주소지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 이사한 후였다. 문을 두들기던 민재는 아쉬움이 가득해 보였다. 이후 다른 주소를 알게 됐고, 그 곳으로 향했다. 역시 아빠는 집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아빠는 멀리 있어 지금 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할아버지는 민재의 엄마가 8년 동안 보냈던 민재의 사진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민재의 이모는 “민재가 할아버지한테 소중한 존재였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행복해 했다.

민재는 수없이 연습했던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을 할아버지께 대신 전했다. 그리고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둔 채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친 민재는 방학식에서 가장 협조적인 어린이에게 주는 표창장을 받았다. 또한 그의 엄마 크리스틴은 구치소에서 보석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아빠에게서는 여전히 연락이 없지만 민재는 변함없이 아빠를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