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스물 넷, 배우 문용석이 교복을 입었다. 영화 '잡아야 산다'에서 소심한 고등학생 성민 역을 맡은 그가 스크린에 첫 도전장을 던졌다.

문용석은 지난 2013년 방송됐던 케이블TV Mnet '몬스타'(연출 김원석·극본 정윤정)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고등학교 시절 내내 JYP의 연기자 연습생이었던 그는 오랜 연습 기간 끝에 결국 건국대학교 영화과에 진학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런 문용석에게 '잡아야 산다'는 '몬스타' 이후 2년간의 공백을 깨 줄 중요한 작품이었다. '잡아야 산다'(감독 오인천)는 잘 나가는 CEO이자 일명 '쌍칼'이라 불리는 승주(김승우)와 매일 허탕만 치는 강력계 허탕 형사 정택(김정태)이 겁 없는 '꽃고딩 4인방'에게 중요한 ‘그것’을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심야 추격전을 담은 추격 코미디다. 문용석은 4인방 중 가장 소심하고 겁도 많은 꽃미남 성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는 문용석은 "성민 역을 연구하기 위해 주위의 친구들을 관찰했다"며 "연습생 친구 중에 기를 잘 못 펴는 동생이 있다. 내가 머리를 긁으려고 손만 들어도 저절로 움찔하는 친구인데, 성민이가 극 중 물건을 빼앗기고 제일 소심한 아이고 하다 보니 그 친구의 모습을 많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캐릭터 분석을 철저히 해 가도 처음 도전하는 영화 촬영 현장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그는 "그간 배워온 연기와 실제로 촬영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는 차이가 크더라"며 "전작 '몬스터'에서는 딱딱한 성격이고 움직임도 많지 않은 역할을 맡아서 몰랐는데, 쉼 없이 뛰고 움직이는 역할에서는 바로 어색함이 묻어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잡아야 산다'는 두 중년 어른을 골탕 먹이기 위해 네 명의 고등학생들이 끊임없이 밤거리를 걷고 뛰는 장면으로 가득하다. 문용석은 인터뷰 도중 실제로 200m 거리를 뛰어가는 장면을 무인 드론으로 촬영하기 위해 스무 번 가량을 뛰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길고 긴 대전시청역의 계단을 끝도 없이 걸어가야 했던 기억 역시 악몽으로 남았다고. 하지만 그는 "한여름에 동복 교복을 입고, 땀이 물처럼 쏟아지던 그 순간에도 네 배우가 한 몸으로 뭉쳐서 열심히 연기를 했다"며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을 자랑하며 열정을 드러냈다.

육체적인 고통 뿐만 아니라 연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컸다. 특히 처음 도전한 코미디라는 장르가 그를 힘들게 했다고. 문용석은 언론 시사회 당시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처음 보고도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며 "코미디 영화고, 달리는 장면이 많다 보니 액션의 맛을 살리기 위해 자꾸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동작마다 어색함이 묻어나니까 감독님께 계속 혼이 났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김승우, 김정태 형들에게도 '카메라에 자연스럽게 찍히려면 이렇게 움직여라' '계산된 연기를 버려라' 등 정말 여러 가지 충고를 받았는데, 정작 스크린에서 본 나는 나무토막처럼 움직이고 있더라. 결국은 부자연스러운 연기를 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문용석은 첫 영화 촬영장이 그에게는 배움의 장이 됐고, 팀원들과의 추억 역시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 자랑에 여념이 없던 그는 촬영장에서 사소한 것들까지도 가르쳐주려 애썼던 선배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신강우 김민재 한상혁을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이번 영화를 기회 삼아 더욱 발전하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잡아야 산다'를 촬영하면서 제 부족한 면을 정말 많이 깨달았어요. 앞으로는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하고 더욱 성장해 좋은 연기자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제가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과정들을 관객 여러분이 함께 봐주시면 좋겠어요."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Y엔터테인먼트, 더퀸 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