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태양의 후예' 촬영 전 제작사 대표와 매니저가 '어렸을 때 봤지만 지금까지 회자가 되는 드라마가 있지 않느냐. 그런 걸 만들어보자'라고 하더라. 대단한 작품들이라 제목을 언급할 순 없지만, 그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송중기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 식어가던 한류의 재점화, 전 세계 32개국 수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ㆍ연출 이응복)는 그 어려운 일들을 해낸 작품이다. 그리고 그 열풍의 중심에는 배우 송중기(30)가 있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홀에서는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 역으로 출연했던 송중기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인만큼, 그를 향한 취재 열기 역시 뜨거웠다.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그를 만나기 위해 간담회장을 찾았다.

이날 송중기는 "신인시절엔 빨리 주연배우로 올라가야겠단 생각보단,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보는 게 목표였다. 부족한 보습을 보여드리고 싶진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어느정도 목표를 이룬 것 같다"라며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극 중 그가 맡은 유시진 대위는 특전사 소속 장교다. 잘생겼는데 일도 잘하고 유머감각까지 갖췄다. 죽을 위기에서도 살아돌아와 '불사조'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야말로 판타지다. 하지만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는 '오글거린다'와 '트렌디하다'는 극과 극의 평을 받곤 한다. 송중기 역시 여기서 예외일 수가 없다.

송중기는 "취향 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은 오글거린다는 반응에 동의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느끼신 분들의 의견은 존중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연기했던 나는 그런 걸 느끼지 못 했다. 내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송중기는 이성의 마음을 흔드는 '연애의 기술'은 유시진에게 많이 배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를 느꼈다. (유시진의 대사는) 여자라면 다들 자기 남자에게 듣고 싶은 말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일 잘하는 로맨틱한 남자 유시진 신드롬. 실제 송중기와의 싱크로율은 어느정도일까. 그는 "극 중 유시진이 강모연(송혜교)의 어머니를 만나 '난 보수적이다'라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대사가 와 닿더라"라며 "실제로도 난 좀 보수적이고 촌스러운 면도 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가끔 이 직업이 내게 맞는 건가 싶을 때가 있다. 그럴수록 더 내 색깔대로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비슷한 점이 있다고 했다.

유례없는 인기의 중심에 있지만,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만든 건 동료 배우들의 공이라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는 "도움받은 분들이 많다. 강신일 선배와는 두 번째 만남이다. 얼마 전 단체 회식에서 번호를 교환했는데, 선생님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다. 보고 뭉클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라며 쟁쟁한 배우들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또한 파트너 송혜교에 대한 찬사 역시 빼놓지 않았다. 극 중 연인 관계를 연기했던 두 사람은 남다른 호흡에 힘입어 열애설까지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송혜교는 내겐 넘볼 수도 없는 선배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송중기는 "송혜교와는 촬영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배우들은 연기하다 보면 성격이 나온다. 송혜교는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주는 스타일이다"라며 "내가 부상을 당해 요양 중일 때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 15회와 16회 감정신을 자처해서 몰아서 촬영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앞으로 그렇게 일해야겠다 싶었다"라며 담대하고 배려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군인과 의사의 로맨스를 다룬 '태양의 후예'는 극 중 국기에 대한 경례 등 몇몇 장면이 군국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앞서 송중기는 이에 대해 "드라마를 끝까지 보시고 판단해달라"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장에서도 해당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송중기는 "내 친구 중에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갔다 온 특전사 출신 대위가 있다. 그 친구와도 대화를 나눠봤는데, 난 그렇게 해석을 안 했다"라며 여전히 자신의 의견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송중기는 "사실 저번에 군국주의 관련 질문을 받고 정치외교학과 친구와 토론을 해볼까 싶기도 했다. 근데 거기까진 지식의 한계가 있다. 또 배우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는 게 더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라며 "해당 장면은 국가란 거창한 개념보단, 유시진 개인이 가진 사명감과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송중기는 차기작 영화 '군함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천만 영화 '베테랑'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송중기는 '군함도'에서 독립군 박무영 역을 맡았다. 그는 "'군함도'는 연기 욕심이 많은 내게 큰 의미다. 주인공 여부를 떠나 내 역할이 대중에게 칭찬이나 비난을 받는 등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때 기쁘더라. 난 아직 젊은 배우니 더 다양한 도전을 해봐야 한다고 본다"라며 '군함도'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태양의 후예'를 떠나보낸 송중기는 차기작 촬영 외에도 팬들과의 접촉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17일 한국 팬미팅을 시작으로 '2016 아시아 투어 팬미팅'을 개최해,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보답한다. 또한 밀려드는 광고 촬영 역시 소화 중이다. 당분간 송중기 신드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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