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모든 일엔 명과 암이 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송중기(30) 역시 높아진 인기와 비례하는 고충이 있었다. '태양의 후예' 방영 이후 그의 삶에 일어난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홀에서는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ㆍ연출 이응복)에서 유시진 대위 역을 맡았던 배우 송중기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드라마 최초로 한국과 중국에 동시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송중기를 단숨에 '대륙의 남편'으로 만들었다. 그는 '태양의 후예'가 방송된지 2주만에 중국 엔터테인먼트 데이터 전문기관 브이링크에이지(VLinkage) 인기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이는 기존에 대표적 한류스타로 여겨지던 김수현, 이민호 등을 제친 결과다.

송중기 역시 지난 4일 '태양의 후예' 홍콩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해 현지의 인기를 직접 체감한 바 있다. 그는 "해외 반응은 기사로만 접했는데, 직접 몸으로 느낀 건 처음이다. 프로모션이 끝나고 잡지 화보를 촬영했었다. 그때 사진작가와 둘이 길거리에 나가서 몰래 촬영했는데 알아보시더라.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시청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얼떨떨하더라"라며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또한 중국에서 '국민 남편'으로 불린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들려서 나도 박장대소한 적이 많다. 다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니 생긴 일이다. 진심으로 영광이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송중기는 과도한 관심으로 속상한 점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지난 13일 진행된 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는 하셨느냐"란 질문을 받고 난색을 표현했다.

송중기는 "요즘 속상하다. 개인적인 영역을 못 지키는 것이 슬프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가족들이 언론에 노출이 되고, 심지어 집에도 들어와서 그게 기사화가 되더라. 예전에 사귄 여자친구의 사진도 공개가 됐다"라며 불쾌감을 표현했다.

이어 "그런 것까지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하기엔 좀 슬픈 부분이 있다. 그래서 내 개인적인 것들은 양해를 구하고 싶다. 투표 역시 개인적인 일이다. 회사와도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라며 사적인 부분에 쏠린 관심에 부담감을 드러냈다.

사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로서 이러한 명확한 의사 표현은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송중기는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송중기는 "지금 외부적으로 내 모습들이 많이 변했을 것이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회사 매출도 많이 달라졌다. 매니저들이 신났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렇지만 여러 가지를 떠나 나는 하던 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한류스타라고 말씀해주시는데 아직 공감하기 힘들다. 난 잠깐 드라마로 인지도가 올라간 것일 뿐이다"라며 지금의 인기 역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배우로서의 성장에 집중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또 "상업적인 배우로 보면 예전보다 내가 그릇이 좀 커졌다. 과거와는 달라져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내가 열심히 해야 매니저들도 먹고살고, 스태프들도 월급을 받을 수가 있지 않느냐"라며 "날 응원해주는 해외 팬들도 생겼다. 절대 실망시켜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난 배우니까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길 뿐이다"라며 현실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송중기 신드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의 후예'로 얻은 인기 외에도, 대부분의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남자배우들과는 달리 그는 병역 문제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한 차기작 역시 천만 영화 '베테랑'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다.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높아진 관심과 비례하는 인기의 무게 역시 견디어야 할 부분이다. 송중기의 소신 있는 행보를 주목해야할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블러썸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