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윤겸 칼럼] JTBC 예능토크 프로그램 ‘썰전’이 12일 밤 방송에서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고정 패널로 출연했던 유시민 작가가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 자리에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대타로 나선 것. 여기에 2부 코너인 ‘썰쩐’ 대신 특별출연 형식으로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클라세 스튜디오 대표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썰전’이 총선 이후 당면한 과제를 놓고 제작진이 새로운 실험을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성수기 효과를 톡톡히 본 후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방송이었다. 여기에 출연진 캐스팅에 있어 제작진의 방향이 변화됐음도 극명하게 보여줬다.
‘썰전’에게는 지난 1월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로 출연진을 교체하게 된 후 일어난 긍정적인 효과가 상당하다. 무엇보다 앞서 각종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자주 등장했던 두 사람의 인지도가 프로그램에 흡수되고 시너지 효과까지 얻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두 사람은 방송 경험이 제법 굵직한 편이어서 예능이라는 틀 안에서 각종 시사 현안들을 코믹하게 풀어나갔다. 게다가 기존에 거만한 이미지를 가진 김구라를 쩔쩔매게 만드는 구도를 새롭게 만들어 흥미요소가 더해졌다.
이후 썰전은 두 사람의 합류가 지난 4.13 총선 시기와 맞물려 시청률이 수직 상승했다. 전원책과 유시민이 불러온 시너지 효과는 제작진에게 캐스팅에 있어 기존과는 다른 방향이 제시됐음이 분명하다.
보수와 진보의 패널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진행하는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 기존에는 정치권에서 상당 부분 활동하고 있는 패널로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강용석 변호사의 하차 후 한동안 현역 국회의원들이 출연하고 후임으로 새누리당에서 정치활동을 하던 이준석 대표로 낙점된 것은 이 대결구도를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정치 비평가로 활동했던 전 변호사와 유 작가가 합류하면서 달라진 것은 출연진이 정치적 입장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자신의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할 말과 할 수 없는 말이 분명하게 드러났지만 두 사람은 이 같은 상황에서 다소 자유로운 위치에 있는 경우다. 이런 상황은 시청자들에게 청량감을 줄 수 있는 멘트들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 교수가 출연한 것은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전원책 유시민의 효과를 얻지 못했을 경우라면 이날 방송처럼 고정출연자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기존 정치권의 인물이 대타로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진중권의 대타 출연은 시청자들에게는 눈에 익은 정치 평론가들도 예능의 틀 안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제작진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다. 게다가 진 교수는 이미 JTBC 프로그램에 여러 번 출연해 예능 융화감도 어느 정도 인정받기도 했다.
여기에 김광진 의원과 이준석 대표의 특별출연은 총선 이후 다소 빠지기 시작한 시청률에 대한 일종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썰전의 주요 시청층이 20~40대임을 감안하면 보다 젊은 출연진의 구성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같은 시도를 위해 기성정치인의 대결구도라는 기존의 포맷을 되살려 익숙함을 강화하고 젊은 정치인들의 시각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해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젊은 세대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총선을 계기로 올라간 시청률과 더불어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한 ‘썰전’의 변화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12일 방송의 경우 삼각 구조로 토크를 이어가는 화면 구성이 방송 내내 지속됐다는 점은 시각적 지루함을 주기도 했다. 향후 ‘썰전’이 캐스팅과 코너 구성에 있어 어떤 변화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윤겸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 사진=‘썰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