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11월 11일을 맞아 다양한 기념일과 행사가 몰렸다.

오늘(11일) 공교롭게도 숫자 1이 연달아 붙은 날을 맞아 다양한 기념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달력에서 흔치 않은 날인 덕에 알려진 각종 기념일이 겹쳐진 덕분이다. 이에 매해 11월 11일 마다 누리꾼의 시선을 끄는 각종 기념일을 들여다 봤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것은 일명 '빼빼로 데이'라 불리는 막대 과자 행사다. 숫자 1의 모양이 막대 과자와 비슷하고 많이 등장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을 만드는 제과 업체가 판매량 증대를 위해 부각시킨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일부 제과 업체의 경우 막대 과자 제품들 중 한해 매출의 70% 가량을 '빼빼로 데이' 시즌에 거둬들였다. 또한 국내에만 막대 과자가 존재하는 게 아닌 만큼 일본에서도 비슷한 기념일을 즐기는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더불어 이날은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996년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숫자 11을 한자로 풀어 쓸 경우 '십일(十一)'이며 이를 다시 겹쳐 쓸 경우 '흙 토(土)'가 된다는 한자 파자의 원리를 적용한 결과다.

농식품부는 '농업인의 날'을 '가래떡 데이'로도 홍보하고 있다. 가래떡의 길쭉한 모양이 숫자 1과 닮았고 주요 작물인 쌀의 소비 촉진을 유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2010년부터 이날을 '보행자의 날'로 정했다. 숫자 1이 사람 다리 모양과 유사하다는 이유 덕분에 걷기의 중요성을 전파하고자 지정됐다. 이에 국토부는 다양한 걷기 행사와 더불어 '보행 중 스마트폰 자제 캠페인'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KORAIL)에게도 이날은 기념일이다. 코레일이 지정한 '레일 데이'이기 때문. '레일 데이'에는 코레일 회원들의 경우 기념일 한 달 전인 10월 11일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특히 기간 내 KTX 탑승 시 마일리지 5%를 추가로 적립할 수 있어 기차를 이용한 여행 독려에 이용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날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지난 2001년부터 지정한 '지체장애인의 날'이기도 하다. 한국장애인협회는 11월 11일은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로 구성된 날이라며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했다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해마다 이날 전국 지체 장애인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한안과학회는 이날을 '눈의 날로'도 지정했다. 한자 '눈 목(目)'자에 11 모양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안과학회는 '눈 사랑 주간'을 만들어 관련 행사와 안구 건강에 대한 상식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이날은 지나칠 수 없는 기념일로 통한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게 1918년 11월 11이었기 때문. 이에 미국에서는 이 날을 '재향 군인의 날'로, 캐나다와 영국 등 당시 전쟁 참여 국가에서는 종전 기념일로 부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한국 해군이 창설된 기념일이기도 하다.

선의와 각종 취지 속에 다양한 기념일이 겹쳐있으나 이날이 모두에게 반드시 챙겨야 하는 국가적인 기념일은 아니다. 1년 365일 중 단 한 번 볼 수 있는 숫자 1이 연속된다는 희귀한 날을 공교롭게도 다양한 단체와 부처들이 자신들만의 '데이(day)'로 선택한 상황. 보다 간편히 즐기며 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는 없을까. 정작 기념일을 누리고 소비해야 할 대중의 피로가 가중되지는 않는지 지켜볼 일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