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자기소개를 해달랬더니 잠시 주춤하다가 "당신에게 반하다. 반세정입니다"라며 여느 걸그룹과 같은 상큼 발랄함을 발산하는 그다. 두터운 필모그래피를 쌓은 배우지만, 신인과 같이 자신을 어필하는대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불과 몇 달전, 이름을 '김세정'에서 '반세정'으로 바꿨기 때문.

그는 "반세정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이름을 바꾸고 나서 좋은 게, 내가 여태까지 있었던 기록들이 없어지면서 신인으로서 한번 더 리프레시(refresh),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다는 거다. 스스로도 진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되뇐다"고 피력했다.

"대중들에게 '반세정한테 반할 법하지'라는, 그런 반가운 이미지와 반할만한 즐거움을 많이 주고 싶어요."


반세정과 몇 마디 대화만으로 그가 얼마나 밝고,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인지 느낄 수 있었다. 대화 마디마디의 까르르 웃음, 그러다가도 민망했는지 특유의 제스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는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더군다나 그는 '4차원'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함께 작업하는 분들은 4차원 이상으로 보신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이 연기를 하는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전 제가 개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제 색깔이 있다는 거고, 저 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감정 기복도 심한데, 이러한 기복이 연기를 함으로써는 나타내는 감정이 풍성하다고 생각돼 좋다"고 자화자찬했다.

실제로 반세정이 그동안 맡은 역할은 왈가닥스러운 캐릭터가 많았다. 그는 "사실 그런 연기를 할 때가 재밌다"면서 "재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해맑게 웃었다.


그런 그답게 롤모델 역시 유쾌함의 대명사 배우 공효진이다. 그는 "자연스럽게 날것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공효진 선배님을 보면, 배우로서 앞으로 이렇게 해야겠다는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연기자로서 존경할만한 대상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올 화이트 차림을 한 반세정에게 흰색을 좋아하느냐라는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가볍지 않았다. 그는 흰색을 순수함과 연관 지어 자신의 연기 인생에 빗댔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바로 순수하게 사람을 대하고, 순수하게 사물을 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편견이나 색깔 없이 이해하려고 한다는 거다. 그리고 그런 태도로 연기에 임했을 때, 캐릭터를 더 훌륭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자신의 밝은 면을 강조한 반세정이지만, 역할에 있어서는 한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느 배우들처럼 다양한 분위기를 냄으로써 배우로서 더욱더 성장하길 원했다.

그는 "제가 배우로서 조금 더 성숙해지려면, 밝고 예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몬스터(2003)'의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처럼 화장기 없이 누군가를 잡아먹을 수 있는 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특히 이를 위해서 반세정이 노력하는 게 있다. 다소 독특하게 보일 수 있지만, 웃을 때는 물론 우울해있거나 눈물을 흘릴 때의 자신의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긴다고.

그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찍고, 그 모습을 보고 느끼며 나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부분 역시 나를 더욱 발전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스스로도 만족감을 준다"고 밝혔다.

"언제가 제일 행복하냐고 물으면 카메라 앞에 섰을 때예요. 그냥 있다가도 영상을 찍을 때나 카메라 앞에 있으면 '눈에서 빛이 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그때가 가장 신나는 거 같아요."


더불어 그는 스스로의 연기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채찍질을 하는 편이다. 그는 "연기라는 건 공부하면 할수록 정말 어렵고 힘들다. 스스로가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 내면세계 자아와 끊임없는 충돌이 필요하다"면서 "앞에 사람이 오는 걸 뻔히 알면서 '왔네?'라며 놀라며 연기하는 게 정말 이상하지 않느냐. 그러나 이왕이면 제대로 미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세정은 조만간 영화나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조율 중인 영화는 지금껏 보인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니 기대감이 커진다.

그는 "제 내면에는 밝은 모습뿐만 아니라 어두운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아픔과 상처도 갖고 있다. 이러한 것을 겉으로 보여주는 것도 제가 해야 할 몫이다. 내 안에 있는 아픔들을 내 안에 있는 어두움을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다"고 굳게 다짐했다.

"대중들이 '반세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 그 친구, 굉장히 밝아' '사람을 기분 좋게해' '그 친구만의 연기가 분명히 있어'라는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저 역시도 부단히 노력할게요."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