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영화 '패딩턴2'의 주인공 패딩턴이 변함없이 귀여운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섬세한 CG로 구현된 패딩턴의 생생한 외양이 실사와 어우러져 현실감을 더했으며, 동화 같은 분위기와 현실을 오가는 짜임새 있는 전개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편에서 런던 적응을 마친 패딩턴은 이번엔 도심에서 벌이는 소동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웃음과 액션을 선보였다.

8일 개봉한 '패딩턴2'(감독 폴 킹)는 런던 생활 3년 차, 자칭 알바 마스터가 된 패딩턴이 도둑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벌이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아기 곰 시절, 물에 빠진 패딩턴을 구하는 루시 숙모의 모습으로 시작한 이번 영화는 위기 속에서도 마멀레이드 샌드위치를 먹으며 웃음 짓는 패딩턴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천진했던 패딩턴은 어느덧 의젓한 곰으로 성장하고, 런던 생활을 꿈꾼 루시 숙모를 대신해 본격적인 런던 생활에 임하며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이때 브라운 가족의 일원이 된 패딩턴이 숙모의 생일 선물을 찾던 중, 런던의 명소가 입체적으로 담긴 팝업북을 발견하고 이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도전한다.

이 과정에서 순수한 패딩턴이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따뜻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발소 보조로 일을 시작한 패딩턴이 실수로 손님의 머리를 밀어버리게 되는 장면은 패딩턴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폭소를 유발하고, 자신의 털을 이용해 창문 닦이로 나선 패딩턴의 재치 넘치는 면모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영화는 극 초반 패딩턴의 구김살 없고, 천진한 면모를 극에 녹여내며 사랑스러움을 배가시킨다. 더불어 사건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팝업북을 통해 동화적 면모를 강화시킨다. 팝업북을 넘기면 런던의 명소가 드러나게 되고, 이를 자연스럽게 실사로 전환시키며 자연스럽게 영화 속 모험으로 보는 이들을 불러들인다. 디테일한 CG로 재현된 패딩턴의 귀여운 면모는 물론, 동화적 설정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고 갈 수 있게 만드는 팝업북의 존재가 몰입도를 높인 것.



여기에 팝업북을 노리는 한물간 스타 피닉스(휴 그랜트)가 악역으로 등장해 묘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특히 피닉스가 고물상에 있던 팝업북을 훔쳐내고, 이를 패딩턴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극의 스케일이 커지게 된다. 변장한 동네 스타 피닉스를 뒤쫓아 가며 패딩턴이 벌이는 활극은 의외의 화려함으로 볼거리를 충족시킨다. 친구인 떠돌이 개를 타고 달리며 범인을 쫓는 패딩턴의 한바탕 소등극이 흥미진진함을 더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간 패딩턴과 패딩턴을 구하기 위해 나선 가족들, 억울함을 풀기 위해 탈옥을 감행한 패딩턴 등 팝업북을 둘러싸고 여러 인물들이 사건에 개입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고, 자칫 패딩턴의 귀여운 면모에만 기대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패딩턴 혼자의 힘으로는 사건 추적의 재미를 자아낼 수 없었지만, 이는 브라운 가족이 피닉스의 꼬리를 밟고, 진실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스토리의 빈 곳을 메운다. 감옥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죄수들마저 친구로 만드는 피닉스의 활약을 중심으로 패딩턴을 돕는 가족들의 연대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짜임새 있는 전개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렇듯 '패딩턴2'는 가족 모험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살린 익숙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재치 넘치는 장면을 통해 시원한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화끈한 액션과 런던의 아름다운 풍광이 더해져 시각적 볼거리를 충족한다. 더불어 몇몇 시퀀스에서는 패딩턴이 그저 다르다는 이유로 그를 배척하려는 권위적인 인물을 풍자해 웃음을 자아내는 묵직함까지 갖춰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패딩턴2'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