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코피 아난 전(前) 유엔(UN) 사무총장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스위스 코피 아난 재단 본부는 18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아난 전 총장이 짧은 기간 투병하다 오늘(18일)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외신은 측근의 말을 빌려 고인이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코피 아난 전 총장은 아프리카 출신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가나의 유력 부족장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과 스위스에서 유학한 뒤 1962년 세계 보건기구(WHO) 행정예산담당관으로 첫 유엔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제네바 국제연합 난민구제위원회 고등판무관, 유엔 재정부 예산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1997년 7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해 2006년까지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유엔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사무총장에 오른 첫 사례다.

특히 그는 재임 중 방만한 유엔 기구를 개혁하고 유엔의 활동을 안보, 개발, 인권 등 3개 주제에 집중시키는 데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그는 국제사회에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칠 때 유엔이 적극적으로 간섭할 수 있다는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확산시켰다. 그는 빈곤의 감소, 보건, 교육의 개선, 환경 보호 등 8개 목표로 이뤄진 유엔의 새천년 개발계획(MDGs)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2001년에는 국제사회의 화합과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유엔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다만 그는 유엔 평화유지군(PKO) 사무차장을 지내며 1990년대 르완다 대량 학살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도 받았다. 또한 이라크 전쟁을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막지 못했다. 이에 임기 중 최악의 사건으로 이라크 전을 거론한 바 있다.

코피 아난 전 총장은 퇴임 후에도 국제 지도자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에서 의장까지 맡으며 국제적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유엔 시리아 특사를 지내며 중동 분쟁을 해결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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