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인공 구조물과 자연의 개념이 허물어졌다. '동물농장'에서는 사람과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야생 동물들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26일 오전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에서는 야생을 떠난 산양, 박쥐, 너구리의 이야기를 다뤘다.

가장 서울 중랑구 용마산 근처 절벽에서 목격된 산양이 소개됐다. 멸종 위기 1급의 천연기념물이자 해발 1000미터 이상의 암벽지대에 거주하는 산양이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것은 해외 토픽으로 소개될 만큼 희귀한 일이다.

이곳에는 환경부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산양 암수 한쌍이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렇지만 여전히 용마산에 산양이 어떻게 살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용마산 절벽은 천연 절벽이 아니라 인공 절벽이지만, 90도 가까운 가파른 경사로 산양이 살기 적합하게 창조된 것이다. 때문에 산양은 생존을 위해 도심 한복판인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게 됐다.

이어 한 펜션에 거주하는 박쥐도 소개됐다. 한 펜션의 좁은 지붕 틈 사이에는 수십 마리의 박쥐가 매일 밤 드나들며 생활하고 있었다.

박쥐는 동굴 깊숙하고 어두운 곳에 산다고 알려진 동물이다. 그렇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박쥐는 동굴이 아닌 오래된 나무나 바위틈에 몸을 밀착한 채 살아가는 졸망박쥐 종이었다. 졸망박쥐들에겐 주변보다 높은 곳에 있는 이 펜션이 포식자의 위협을 피할 수 있고, 좁은 틈새로 종족 특성에 알맞은 최적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어 소개된 야생동물은 경북대학교에 서식하는 너구리였다. 이곳에는 길고양이의 밥을 먹으며 생활하는 너구리가 살고 있었다. 최근 길고양이의 밥을 노리고 너구리들은 도심에 많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경우는 서울에서도 목격됐다. 서울 성북구에는 매일 밤 9시만 되면 주민들이 주는 밥을 기다리는 야생 너구리가 여럿 등장하고 있었다. 야생 동물 전문가는 낯선 너구리의 모습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들에 대해 "기존에 '자연'이라는 것은 사람이 만든 것을 제외하는 것을 떠올렸다. 이제는 생태적 교란 행위가 적은 구조물, 색감 등을 다 포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제 야생동물과 인간이 사는 자연과 인공구조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우리가 사는 공간에 야생동물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