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영화 '히말라야'의 실존인물 엄홍길 산악대장이 힘들게 영화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28일 저녁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에는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제작 JK필름)의 이석훈 감독과 배우 김인권, 엄홍길 산악대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히말라야'는 2004년 엄홍길 대장이 해발 8750m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데스 존,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신의 영역에서 조난당한 후배 산악대원들의 시신을 구하러 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엄홍길 대장의 감동적인 실화와 배우 황정민의 열연에 힘입어 한국에서 산악 영화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영화의 실제 모델인 엄홍길 대장은 "영화를 만들 때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한테 먼저 연락이 왔다. 그런데 처음엔 거절했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데 영화화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제야 다들 잊고 일상으로 돌아갔는데 이렇게 영화로 나오면 유가족이랑 동료들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얼마 안 있다가 다시 전화를 받았다. 그때는 우리 사회에 안 좋은 상황이 많았다. 생명의 존엄성이 떨어졌고 약속이 중요하지 않은 때였다. 그 사이에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생명,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 것들이 우리 이야기로 나온다면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히말라야'는 제작에 앞서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휴먼원정대'에서 출발했다. 이와 관련 이석훈 감독은 "아무래도 굉장히 감동적인 다큐멘터리가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그 다큐멘터리와 똑같은 영화를 만드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라 봤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영화 '해적'을 비롯해 한국형 상업영화 특유의 웃음 코드를 잘 살리는 장기를 '히말라야'에서는 자제한 점에 대해 "웃기기 위해 무리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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