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오지혜가 모친 고(故) 윤소정 배우 추모 공연 '신의 아그네스'에 출연하는 소감을 밝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연출 박혜선) 측은 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동양예술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박혜선 연출과 배우 전국향, 송지언, 오지혜가 참석해 1막을 시연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신의 아그네스'는 갓난아기를 탯줄로 목 졸라 죽인 수녀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다. 1983년 국내 초연돼 윤석화, 윤소정, 신애라, 김혜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거쳐간 수작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지난해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연극계 대모' 윤소정을 추모하는 헌정 공연으로 꾸며진다. 이에 고인의 딸인 오지혜가 모친이 생전 맡았던 닥터 리빙스턴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이와 관련 오지혜는 "저야 뭐, 제작자 분이 처음에 제의를 했을 때 처음에는 많이 조심스러웠다. 공연으로 공연자를 추모한다는 게 사실은 무리가 있다. 윤소정의 연기를 똑같이 흉내 낸다는 게 어렵다. 영화라면 필름을 틀면 되지만 추모 공연으로 따로 제작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했다. 아버지를 추모하면 똑같이 생겼으니 하겠지만 엄마는 너무 다르게 생겼다고 농담도 했다. 그런데 제작자 분이 엄마를 아주 좋아하셨고 같이 작업하셨기 때문에 의지가 강력했다. 이건 운명인가 이런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 한번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해보자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다가 보니 어떤 걸 느꼈냐면 저는 연기 스타일이나 외모나 아버지 닮았다고 엄마 하나도 안 닮았다고 했는데 나이 들면 부모 닮은 게 다르지 않냐. 저도 40대 중반부터 엄마 얼굴 나온다고 해서 어느 순간 닮겠지 했는데 이 연기를 하면서 저는 결단코 엄마의 연기를 흉내 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제 모습이나 목소리나 몸짓이 엄마의 연기가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지혜는 "몸으로 지내는 제사였구나 싶었다. 탈상의 의미인 것 같다. 저희는 외할아버지도 영화감독이라 대를 이어 같은 직업을 가졌고 일하는 무대가 같았다. 그러다 보니 같은 직업을 갖는 딸로서 이것만큼 영광스러운 게 없었다. 누구나 부모를 잃으면 추모하고 생각하는데 이걸 이렇게 많은 사람을 초청해서 엄마를 다시 생각하게끔 하고 이런 분이 우리 곁에 계셨다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된 게 참 놀랍도록 감사하고 신기한 일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신의 아그네스'는 내일(5일) 개막해 이달 31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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