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티브이데일리 김수영 기자] 배우 이나영과 장동윤이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특별한 모자 호흡을 선보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한 이들의 메시지가 관객들에 진한 울림을 선사할 것임을 자신하고 나섰다.

5일 오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의 오픈토크 이벤트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윤재호 감독을 비롯해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뷰티풀 데이즈'는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 영화로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그런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의 재회를 그린 영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윤재호 감독은 "첫 장편 영화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개막작으로도 선정돼 정말 영광이다"고 감격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내가 부산에서 태어났는데 이렇게 개막작을 들고 오니 정말 남다르다"며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극중 이나영과 장동윤은 각각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음에도 삶에 지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엄마 역과 그런 엄마를 14년 만에 마주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청년 젠첸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진한 감정 연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인물의 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해야 했던 장동윤은 "감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내가 상상할 수도, 감히 경험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조선족들과 만나며 그들의 정서를 파악하려 했다고 밝혔다. 장동윤은 "원래 중국음식을 좋아해서 양꼬치나 마라탕을 먹으러 대림동을 자주 갔다. 그 곳에 계신 분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관찰했다"고 털어놨다.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복귀를 한 이나영 역시 연기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했다. 극중 과거와 현재, 회상 장면에 모두 등장하는 이나영은 "현재의 장면이 어려웠다. 현재에서의 연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 지 의상까지 세밀하게 연구했다. 과거는 최대한 감정 그대로 따라 갔고, 회상 장면에서는 비극적인 사건과 상황을 조금 더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나영은 "현재에 오기까지 이 여성이 많은 것들을 겪어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나가는 방식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고 촬영 당시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극중 이나영의 조선족 남편 역은 오광록이 연기한다. 그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감독 송해성·제작 LJ필름) 이후 12년 만에 이나영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오광록은 "시나리오를 받고 설렜다"면서 "예전에 이나영 씨에게 프랑스 여배우들의 느낌이 있었다. 확실히 자기만의 색이 있다. 이번에 다시 만나게 돼서 좋다"며 밝게 웃었다.

'뷰티풀 데이즈'는 총 15회 차의 촬영이 진행된 저예산 영화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아주 무겁다. 장동윤은 "우리 영화는 화려하거나 음악성이 짙은 작품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차원의 깊은 울림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에 집중해 봐주셨으면 좋겠다. 굉장히 잔잔한 영화톤에 비해 아주 깊은 울림을 받으실 수 있을 거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 감독 역시 "영화 엔딩에서 뭔가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과 설렘을 보여주려고 만든 영화다. 다양한 세대가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동시에 엄마가 생각나기도 하는 영화다"면서 "힘들게 찍었고, 열심히 찍었다"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당부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오는 11월 개봉한다.

[부산=티브이데일리 김수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