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우결'인가 '미우새'인가. 의미 모를 혼종 예능이 등장했다. 바로 '아찔한 사돈연습'이다.

지난 5일 저녁 케이블TV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아찔한 사돈연습'이 첫 방송됐다. '아찔한 사돈연습'은 가상 부부가 된 자식들의 결혼생활을 보며 이들의 현실 부모가 서로의 가상 사돈과 토크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아찔한 사돈연습'은 가상 부부라는 설명부터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을 떠올리게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수 남태현과 코미디언 장도연, 배우 권혁수와 그룹 러블리즈의 미주, 요리사 겸 배우 오스틴 강과 그룹 나인뮤지스의 경리가 부부로 첫 만남을 갖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예인들이 각자의 상대를 모른 채 만남을 갖고, 부부라는 콘셉트로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은 과거 '우결'과 한치의 다름이 없었다.

'아찔한 사돈연습'을 보며 연상되는 프로그램은 '우결'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스튜디오에 출연자들의 부모를 추가했다. 각 출연자들의 부모님은 스튜디오에서 VCR로 자식들을 지켜봤다. 특히 부모를 추가했다는 설정뿐만 아니라 스튜디오 구성과 부모들이 끼어드는 순간들까지 마치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를 떠오르게 했다.



이처럼 '아찔한 사돈연습'이 인기 프로그램 두 개를 혼합했다면 그에 응당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야 하건만, 각각의 유사 프로그램이 주던 재미에도 미치지 못했다.

먼저 과거 '우결'의 인기 요인은 각 커플들이 간접 설렘을 유발해 '망붕'('망상 분자'의 준말로, 실제 커플이 아닌 이들을 커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을 양상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찔한 사돈연습'의 세 커플 모두 설렘 유발에는 실패한 모양새를 보였다. 의외의 조합으로 맺어진 세 커플은 설렘보다는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미우새'의 가장 큰 재미는 자식들을 지켜보며 내뱉는 어머니들의 입담이었다. '아찔한 사돈연습'에 출연하는 부모님의 입담은 '미우새'에 미치기 역부족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여섯 출연자의 부모님들은 '미우새' 속 김건모 어머니만큼 과감하지도, 토니 어머니만큼 재치가 넘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아찔한 사돈연습'은 제목 그대로 사돈연습이라는 의미에 충실했을까. 그마저도 아니었다. 그에 앞서 프로그램이 의도한 '사돈연습'의 의미조차 정확하지 않았다. 결혼을 통해 맺어진 부부와 사돈이라는 새로운 관계에서 어떠한 예행연습이 필요하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시청자들에게 사돈연습의 당위성을 납득시키지 못한 이유는 부모들의 행동이 사돈연습이라고 느껴지지 않은 탓이 가장 컸다. 스튜디오를 채운 출연자들의 부모는 그저 자식들을 바라보며 "내 딸이지만 너무 예쁘다"라는 식의 멘트와 함께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사돈으로서 교류하는 특별한 행동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찔한 사돈연습'은 '우결'과 '미우새'라는 인기 프로그램 두 가지를 뒤섞은 느낌을 줬지만 그 어떤 프로그램 이상의 재미와 의미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야말로 의미불명 혼종 프로그램의 탄생이었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아찔한 사돈연습' 포스터,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