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백일의 낭군님'이 tvN 월화극의 저주를 끊어냈다. 지상파 포함 전채널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tvN 월화극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첫 방송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이 반환점을 돌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는 '백일의 낭군님'은 긴 암흑기를 거친 tvN 월화극 구원투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간 tvN 월화극은 자사 다른 요일 드라마에 비해 비교적 외면받아왔다. 전작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부터 거슬러 올라가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 모두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심한 경우 0%대(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이하 동일)까지 시청률이 떨어진 참혹한 수준이었다. 이는 대부분 부족한 퀄리티와 아쉬운 캐스팅이 원인이었다.

반면 '백일의 낭군님'은 첫회부터 시청률 5.026%를 나타내며 역대 tvN 월화극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일 방송된 8회는 9.223%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상파 포함 월화극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백일의 낭군님'은 각 방송사 월화극이 새롭게 시작되며 새 판이 짜여진 가운데도 흔들림 없이 견고한 시청층을 유지 중이다. 지난 8일에는 차태현 배두나 주연 KBS2 '최고의 이혼'이 첫 방송됐다. 이에 앞서 SBS '여우각시별', MBC '배드파파'라는 기대작들도 한 주 일찍 스타트를 끊었고, 종합편성채널 JTBC도 지난주 '뷰티 인사이드'를 새롭게 시작했다. 특히 JTBC는 '뷰티 인사이드'부터 월화극을 밤 11시에서 밤 9시 30분으로 편성을 바꾸며 월화극 경쟁에 진입했다. 지난 8일 방송된 '백일의 낭군님' 9회 월화극 5파전 속에도 평균 9.1%, 최고 11.0%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치열한 월화극 전쟁에서 '백일의 낭군님'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이는 탄탄한 이야기와 사랑스러운 두 주인공의 러브라인 덕분이다. '백일의 낭군님'은 기억을 잃은 원득(도경수)과 홍심(남지현)이 억지 혼인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그리고 그 뒤에는 원득 이전에 세자였던 이율(도경수)의 실종 사건과, 궁중 암투가 함께 녹아 있다. 또한 촘촘히 얽힌 이야기들에 '백일의 낭군님'만의 유머 코드까지 곁들여져 퓨전 사극만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억지 결혼으로 맺어진 원득과 홍심은 점차 나름의 사랑을 싹 틔우고 있다. 기억을 잃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원득과 야무지고 싹싹한 홍심이 투닥거리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여기에는 도경수와 남지현의 연기력과 '케미'가 밑바탕 됐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시작으로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카트'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도경수도 '백일의 낭군님'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도경수는 담백하지만 무게감 있는 연기로 원득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해내고 있다. 아역부터 시작해 연기 경력 15년 차 남지현은 코믹 연기와 슬픈 감정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며 홍심의 입체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백일의 낭군님'은 아직 풀어나갈 스토리가 많다. 자신이 진짜 원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원득과, 이를 지켜보는 홍심과의 러브 스토리가 있다. 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자 실종 사건의 전말과 홍심과 원득이 각각 율과 이서라는 자신의 이름을 찾을 수 있을지 등 풀리지 않은 이야기들이 궁금증을 더하는 상황이다. 남은 이야기들과 함께 '백일의 낭군님'이 tvN 월화극에서 어떤 새로운 기록들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백일의 낭군님' 포스터,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