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과거의 역사는 현재의 사람들이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없앨 수도 없다.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조선의 명군 세종대왕의 이야기로 노래하는 뮤지컬 '1446'이다.

16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뮤지컬 '1446'(연출 김은영)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뮤지컬 배우 정상윤, 박유덕, 남경주, 고영빈, 박소연, 김보경,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최성욱, 박정원, 김주왕, 이지석과 김선미 작가, 김은영 연출 등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부분을 시연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446'은 왕이 될 수 없었던 충녕대군 이도가 조선 4대 임금 세종대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여주시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한국방송공사가 합심해 기획했다.

공연은 실존인물인 세종대왕의 일대기 중 훈민정음을 반포한 1446년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혼란스러웠던 조선 초기 태종의 강력한 중앙집권체제 이룩을 위한 숙청의 과정과 잔혹한 선대의 역사를 딛고 치세를 펼치는 세종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낸다.

특히 극은 세종의 업적 중 조선의 시간을 찾은 간의 제조와 조선의 말을 찾은 훈민정음 반포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와 관련 극본을 쓴 김선미 작가는 "우리 작품은 세종대왕이 업적을 정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종대왕이 왜 한글을 만들었을까'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창작진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엔 눈에 보이는 간의처럼 조선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지만 반대에 부딪힌 것을 없앨 수도 있고 꺾일 수도 있지만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을 만들고자 노력하지 않았을까 고심했다. 누구도 부술 수 없고 누구도 망칠 수 없는 어떤 것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무엇이었을까 고민한 데서 착안해서 조선의 시간을 찾는 간의, 조선의 글자 우리의 글자를 만들어가는 여정을 선택했다. 그리고 중간 중간 세종의 업적은 그래도 무시하고 넘어갈 수가 없어서 넘버로 만들어서 조금 축약하긴 했다. 프레스콜에선 나오진 않지만 본 공연에서는 아주 아름답고 스펙터클한 음악으로 나오다 보니 본 공연에 오셔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창작진의 이 같은 철학에 맞춰 배우들의 역사의식도 고취됐다. 그 중에서도 타이틀 롤 세종 역의 정상윤, 박유덕과 태종 역의 남경주는 느끼는 바가 남달랐다.

먼저 박유덕은 "영광스럽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제가 감히 당신을 연기해보겠습니다. 감히 해보겠습니다'. 공연 끝날 때까지 갖고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오히려 제가 더 많이 위로 받는 것 같다. 관객 여러분도 위로 받으시겠지만 연기하는 저도 위로 받고 있다. 배우들과 무대에 서는 우리 가족들 모두를 아끼려고 하고 있다. 굉장히 안고 싶더라. 모든 배우들도 그렇고 스태프들도 그렇고 안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커졌다. 그런 마음을 보면 제가 한 단계 더 나아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윤은 "모두가 그럴 것 같은데 한 회 한 회가 너무 소중하고 너무 영광이다. 얼마 전에 한글날에 공연을 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제가 한글날에 세종대왕 역을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게 제 인생에 정말 큰, 너무 큰 일이라 만약 있다면 제 자식들에게도 이 공연을 보여주고 싶더라. 한 회 한 회 영광스럽게 최선을 다해서 소중하게 관객 여러분과 호흡하고, 관객 여러분의 에너지도 굉장히 많이 느끼는 공연인 것 같다.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종 역의 남경주는 "저는 이 작품 선택하면서 역사 의식이 조금 높아졌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재 모습은 과거로부터 온다. 우리가 지금 잘 살게 된 것도 조선시대부터 영향이 있던 것 같다. 그렇게 과학적으로 많은 발명품을 내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가 정치적으로도 여러가지로도 급변하는데 미래의 모습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하고, 예를 들어 '1446'이라는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 같다. 이런 목표로 이런 작품을 만드는 게 앞으로도 어떤 영향을 줄까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극장이 꽉 차서 우리 역사가 어떻게 흘러 왔는지 꼭 한번 봐야 한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가 앞으로 어디로 나가야 하는가 가늠해보셨으면 좋겠다. 저도 지금 너무 많이 배우고 있다. 세종대왕이 쓴 글 중에 전해운 대감이 '부생'이라는 노래에서 읽는다. '들에 핀 이름 없는 꽃들을 부르기 위해 이 글자를 만들어냈다'. 너무 감동적이지 않나. 그런 마음을 갖고 나라를 이끈 왕이 이 시대에도 태어났으면 좋겠고 다시 봤으면 좋겠고 앞으로의 미래에 그런 왕이 나타난다면 우리 나라가 너무나 멋진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1446'은 5일 개막해 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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