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배우 장희진과 임주환이 '이토록 오랜 이별'에서 8년째 장기 연애 중인 커플의 현실 연애를 그린다. 이들이 섬세한 감정을 살려 가을밤에 어울리는 진한 정서적 울림을 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단막극 시리즈 'KBS 드라마 스페셜 2018'의 여섯 번째 작품 '이토록 오랜 이별'(극본 김주희·연출 송민엽)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 연습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송민엽 PD, 배우 장희진 임주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토록 오랜 이별'은 꿈도 추억도 모두 함께 쌓아왔던 오래된 연인이 서로의 관계에 대해 되짚어보는 과정을 다룬다. 장희진은 출판사 편집자 정이나를, 임주환은 소설가 배상희 역을 맡았다.

임주환이 연기할 배상희는 5년 전 집필한 첫 장편소설이 예상치 못하게 메가 히트해 슬럼프를 겪는 인물이다. 장희진은 배상희의 슬럼프 극복을 위해 애쓰는 여자친구 정이나로 변신한다. 극 중 배상희는 초라한 자신과 달리 편집자로 커리어를 쌓아가는 정이나에게 자격지심을 갖게 된다. 반면 정이나는 자격지심에 갈수록 망가지는 배상희의 모습에 서서히 지쳐간다.


송민엽 PD는 단막극을 선택한 이유를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드라마는 아무래도 부담이 있다"며 "단막극은 그런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게다가 완결된 대본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디테일하게 준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디테일한 표현을 위해 임주환, 장희진과 잦은 회의를 했다는 송민엽 PD는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덧붙였다.

임주환과 장희진 역시 단막극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를 밝혔다. 임주환은 "신인이 아닌 경우 단막극에 출연하면 자원봉사 차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좋은 대본이면 참여하고 싶은 게 배우의 욕심이라고 본다"며 "독립영화가 있듯, 드라마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단막극이 있는 거다"고 말했다.

단막극만 5, 6번째 정도 출연이라는 장희진은 "저는 역할이 좋아서 선택했다. 사실 배우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작품과 역할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가 하고 싶은 역할들이 단막극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 또한 그런 경우라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처럼 오랜 고민 끝에 완성된 작품이기에, 장희진과 임주환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장희진은 "처음에는 사랑의 힘으로 남자친구를 기다려주지만, 인간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존재 아니냐. 그저 남자친구만 바라보고 살아갈 수 없다고 깨닫는 정이나의 감정 흐름에 공감할 것"이라 말했다.

임주환 또한 "'이토록 오랜 이별'은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을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연애를 해봤다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랑에 대한 감정, 그 안에 오가는 예민함이 대사에 담겼다"고 거들었다. 그는 연애에 있어 남자와 여자의 관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차가운 공기로 바뀌는 그런 미묘한 변화마저 표현해 충분한 공감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송민엽 PD는 "연애의 기간이 짧던 길던 누군가와 어떤 시기에 연애를 했다면, 나중에 그때를 회상할 때 자연스레 그 사람이 떠오르지 않나. 연애를 시작하는 순간 그 사람과 내 인생을 완전히 분리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극중 인물들이 8년째 연인이라는 특이점이 있지만, 일반적 연애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장희진은 전개 속도가 빠른 요즘의 드라마와 달리 '이토록 오랜 이별'은 느리게 흘러갈 것이라 귀띔했다. 장희진은 "'이토록 오랜 이별'에는 사이사이 여백이 있다. 그런데 그 여백이 지루하지 않고, 디테일을 살리는 과정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임주환 역시 "상대방의 표정을 느끼고, 대사를 하고 나서 표정에서 나오는 여운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거다. 불안한 연인들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도 함께 미세하게 떨린다. 그런 작은 부분들이 합쳐져 여운이 남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장희진은 '이토록 오랜 이별'이 결별 권장 드라마가 아닌 반성 권장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며 "지금의 자신의 연애는 어떠한지에 대한 반성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민엽 PD는 "주제 의식이 무겁거나, 영상이 화려하진 않다. 촬영도 집이나 카페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이뤄졌다. 그런 공간에서 담담하게 그려지는 이들의 이야기가 정감있게 느껴질 거다"라고 자신했다.

'이토록 오랜 이별'은 19일 밤 10시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