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이광기가 '좋은아침'에서 아들 석규 군을 떠나보낸 심경을 털어놨다.

25일 오전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좋은아침'에서는 이광기 부부가 코너 '하우스'의 게스트로 출연, 경기도 파주시에 마련한 스튜디오 겸 주거 공간을 공개했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전셋집을 갖고 있던 이광기 부부는 세 들어 사는 집을 꾸미는 데에 깊은 한계를 느꼈다. 이에 파주에 'ㄱ'자 형태의 단층 공간을 지은 뒤 한쪽은 스튜디오로, 한쪽은 주거 공간으로 활용했다. 두 사람은 주거 공간 역시 이광기가 사랑하는 그림과 미술품들로 꾸며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중에서도 이광기는 문형태 작가에게 선물 받은 십자가 미술품을 가장 좋아했다. 이광기는 "문형태 작가는 제가 가장 속내를 말하기 편한 작가였다. 서로 속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작가였다. 2010년에 제가 '나 너무 힘들다. 나만의 십자가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망설임 없이 대답하더니 1주일 뒤에 이 십자가를 줬다"고 설명했다. 십자가 안에 계단과 의자를 둔 미술품은 이광기가 그 안에서 마음의 휴식을 얻기를 바라는 문형태 작가의 따뜻한 위로가 담긴 작품이었다. 이광기는 "'쉼이 필요한 자 내게로 오라'는 말이 있다. 이걸 받는 순간 눈물이 막 쏟아졌다"며 문형태 작가에 대한 고마움을 토로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9년 신종플루로 아들 석규 군을 떠나보낸 이광기 부부는 깊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부부는 아들의 그림을 새긴 티셔츠를 제작해 함께 해외로 봉사활동을 떠나며 또 다른 사랑으로 슬픔을 이겨냈다. 이광기는 아이티 봉사활동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계기로 지난해 '막간'이라는 사진전까지 열며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게 됐다.

이와 관련 이광기는 "아들을 잃고 큰 슬픔이라는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절망과 절망의 늪, 고난의 늪, 상처의 늪이 모두 또 다른 기회와 사랑이 변장한 것들이었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이어 "저와 같은 상처와 아픔을 가진 분들이 SNS를 통해서든 개인적으로든 많이 연락을 해오시고 어떻게 슬픔을 이겨냈냐고 물어오신다. 그럴 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남겨진 사람들'이라는 거다"라고 말했다.

아내 박지영 씨는 "사실 부부가 같이 힘들었다. 감정의 기복이 있을 때 서로 이해해줘서 지금까지 왔지 안 그랬다면 힘들었을 거다. 서로 힘들 때 서로 내치지 않고 안아줬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서로 알아줘서 지금까지 더 단단해진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광기는 "언젠가 우리가 먼저 보낸 그들 곁으로 갈 때 이만큼 멋지게 살다 왔다고 말해주고 싶다. 너를 보낸 자리에 나는 또 다른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으면서 살아왔다고"라며 아이티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빈민가 아이들을 도우며 자신의 상처를 이겨낸 경험을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