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도피자들'이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꿈속과 현실을 오가는 독특한 형식의 판타지로 그려낸다. 여기에 이학주 김새벽 최유화 김주헌 등 신예 배우들이 뭉쳐 신선함을 더한다.

KBS2 단막극 시리즈 'KBS 드라마 스페셜 2018'의 일곱 번째 작품 '도피자들'(극본 백소연·연출 유영은) 기자간담회가 25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 연습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유영은 PD, 배우 이학주 김새벽 김주헌이 참석했다. 최유화는 사정상 불참했다.

'도피자들'은 꿈으로 도피함으로써 현실의 아픔을 잊어보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학주는 남다른 기억력의 소유자인 형사 지욱 역을, 최유화는 지욱의 연인 희주 역을 맡았다. 지욱은 희주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잠이 들 때마다 그가 죽던 날로 돌아가는 꿈을 반복해서 꾸게 된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게 된 세영 역의 김새벽 또한 아들이 사고 당하던 날로 돌아가는 꿈을 반복해서 꾸게 된다. 꿈 속 수용소의 담당자 역을 맡은 김주헌은 꿈속 세계로 도피하는 자들의 기억을 지워 현실 세계로 튕겨내 극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꿈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유영은 PD는 "꿈이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꿈을 꾼다. 그 꿈이 흐릿하기도 하지만 어쩔 때는 선명하기도 하다. 그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 PD는 현실의 아픔을 피하기 위해 꿈으로 도망간 이들이 서로 위로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꿈과 현실을 정확히 분리해야만 시청자가 내용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음향과 소품, 조명 등을 통한 연출에 유독 신경 썼다고 말했다. 또 그는 "꿈속에서는 컬러감 있는 조명을 많이 볼 수 있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반면 현실 장면에서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유영은 PD는 '도피자들'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자신에게는 신예 배우가 아니라며 "단편 영화, 연극을 즐겨보는 편이라 저한테는 익숙한 얼굴들"이라고 얘기했다. 특히 그는 배우들이 연극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이기에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연기가 가능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배우들은 각자 '도피자들'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먼저 이학주는 "다른 미니시리즈는 16시간을 봐야 하지 않나. 하지만 단막극은 1시간 정도의 시간에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짧고 굵은 매력이 있다"며 드라마 첫 주연작으로 '도피자들'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배우가 자신의 길일까' 고민에 빠진 탓에 1년 정도 촬영을 피했다는 김새벽은 "유영은 PD와 처음 만났을 때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주헌의 경우 단막극 '너무 한낮의 연애'에 이어 유영은 PD와 또 한 번 손을 잡았다. 그는 "'너무 한낮의 연애'는 감성적이었다면 '도피자들'은 다이내믹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 PD는 시청자의 마지노선을 체크할 수 있다는 점을 단막극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어느 정도까지가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새로움인가를 항상 고민한다. '단막극이 새롭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어느 정도가 마지노선인가 지켜볼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새로운 시도와 대중성 사이에서 항상 고민한다고 털어놓은 유 PD는 "이번 소재에 대한 반응이 특히 기대된다. 꿈과 현실을 왔다 갔다 하는 설정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 PD는 '도피자들'에 판타지뿐만 아니라 액션, 경쾌한 코믹, 인간적 교감을 통한 휴머니즘까지 여러 가지 장르가 모두 담겼다고 자부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주인공들이 어떤 결론을 얻게 될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도피자들'은 26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