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영화 '여곡성'이 32년 만에 돌아왔다. 새로운 연출과 주체적 여성 캐릭터 등 현대적 감성을 입은 '여곡성'이 2018년 관객들에게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곡성'(감독 유영선·제작 발자국공장) 언론시사회가 1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유영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1986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3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여곡성'은 다양한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됐다. 유영선 감독은 "다이나믹 한 앵글을 사용해 원작을 모르는 10, 20대도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연출뿐만 아니라 캐릭터에도 변화가 있었다. 유영선 감독은 "원작의 스토리텔링은 고수하되, 캐릭터에 현대적인 감성을 묻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모든 캐릭터가 욕망을 갖고 있는데 원작엔 잘 그려져 있지 않았다"며 "요즘 젊은 세대가 봤을 때 좀 더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옥분 캐릭터. 유영선 감독은 "원작 속 조용하고 수동적인 옥분에 능동적인 면을 부여한 게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옥분 역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 첫 주연에 나선 손나은이 연기했다. 손나은은 천민 출신이지만 사대부 집안에 들어오게 된 옥분 역을 맡아 점차 주체적으로 욕망을 드러내며 변해가는 여성의 심리를 표현한다.

손나은은 "그는 그간 드라마는 몇 번 출연했지만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원작이 너무 사랑받았던 작품이라 부담이 컸지만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고 첫 영화 출연 소감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야망에 찬 모습과 중반부 캐릭터가 변화하는 지점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서영희가 연기한 신 씨 부인은 원작에서도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인물이자 극의 중심을 이끄는 캐릭터. 서늘한 표정 뒤 비밀을 걸어 잠근 채 욕망을 간직한 인물이기도 하다. 서영희는 신 씨 부인을 연기하며 소름 돋는 카리스마 연기로 극의 공포감을 높였다.

서영희는 "여성이 주를 이루는 작품에서 이렇게 주체적인 캐릭터를 맡게 돼 기뻤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렇게 예쁜 한복을 입은 게 처음"이라며 "극 중 피 묻은 제 모습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 역은 박민지가 맡았다. 그는 "그간 밝고 명랑한 이미지 위주로 많이 해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영화의 청일점이자 한양 최고 박수 무당 해천비 역은 이태리가 연기했다. 유일하게 원작에 없던 캐릭터를 연기한 이태리는 "원작에 없던 캐릭터이다 보니 부담감과 설렘이 공존했다.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새롭게 탄생할 수 있을 거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 세련된 박수 무당을 원하셨다"며 "최대한 멋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원작은 좀비, 붉은 밤, 지렁이 국수신 등 충격적 장면들을 남기며 오래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공포 신들은 현대적 연출로 재탄생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서영희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지렁이 국수 신을 언급하며 "많은 분들이 그 장면을 기대하시기에 촬영하며 가장 고민이 많았다. 영화를 보니 꼬물꼬물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말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된 '여곡성'이 관객들에게 또 한 번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