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에서 송주현의 원녀 중 한 명이자 원득(도경수)과 홍심(남지현)의 든든한 조력자 끝녀 역을 맡아 연기한 이민지. 극 중 이민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은 작품 밖에서도 그대로였다.

쟁쟁한 동시간대 경쟁작들과 함께 시작한 '백일의 낭군님'은 예상 밖이 시청률 대박을 터뜨렸다. 마지막 회는 시청률 14.4%를 기록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톱4에 오르기도.(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이 같은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민지는 "다들 시청률 5% 정도만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찍었다. 사전제작이라 모니터링을 할 수 없으니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런데 첫 방송부터 목표치 5%를 넘겨서 기분 좋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사이가 좋기로 유명했던 '백일의 낭군님'. 이민지 역시 방송 기간 동안 SNS에 끊임없이 '백일의 낭군님' 촬영 당시 사진을 올릴 만큼 작품과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전제작이라 스포일러를 남기며 안되니까 빨리 방송 시작하길 기다렸다. 특히 '각설이 타령' 신 촬영 당시 찍은 사진 간직한 게 힘들었다. 빨리 공개하고 싶었는데 많이 참았다"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이민지는 극 중 부부 호흡을 펼친 구돌 역의 김기두와 남다른 '코믹 케미'를 뽐냈다. 특히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하기도 했다. "부부라면 '케미'가 있어야 하는데 막상 낯선 분과 부부 연기를 하면 어쩌나 조금 걱정이 됐다"는 이민지는 "기두 오빠와 MBC '로봇이 아니야'를 같이 했다. 같이 붙는 장면은 없었지만 이미 알고 있던 기두 오빠가 상대역이라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기두 오빠가 잘 끌어주고 재밌는 분이다. 애드리브도 많이 생각해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상대 배우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부부의 느낌보다는 친남매 같은 느낌이 컸다. 티격태격하는 모습들을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해했다.



사실 이민지는 브라운관보다 스크린에서 남다른 활약을 펼쳐왔다. 2009년 영화 '이십일세기 십구세'로 데뷔한 이민지는 '부서진 밤' '짐승의 끝' '애드벌룬' '세이프' '꿈의 제인'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민지는 '꿈의 제인'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과 제5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장만옥으로 대중에게 강한 눈도장을 찍은 이민지는 브라운관에서 코믹한 매력을 드러내 온 이민지지만 영화 속에서는 조선족 북한 사람, 가출 청소년 등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영화와 드라마 속 이미지 갭에 대해 그는 "영화는 일상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많이 했고, 드라마에서는 일상에 없을 것 같은 사람들 연기를 많이 했다. 보시는 분들이 색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며 "누군가 내 필모그래피를 하나부터 다 찾아본다고 했을 때 지루할 틈은 없겠다 싶기도 하다. 운이 좋게 잘 쌓아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의 이미지 구분은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저를 찾아주시는 대로 다 하는 편"이라며 "영화 쪽에서는 평범한 얼굴이 사회적인 이야기나 일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좋은 얼굴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역을 주시는 것 같다. 반면 드라마 쪽에서는 '이렇게 생긴 애가 이런 행동을 하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독특한 역할을 주시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느덧 연기 생활 10년을 향해가는 이민지. 이번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그가 얻은 것은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그는 '백일의 낭군님'에 대해 "'이민지가 사극도 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준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그간 사극 트라우마가 있었다는 이민지. 그는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은데 사극을 하면 쪽머리를 해서 더 못생겨 보일까 걱정했다"는 셀프 디스(?)를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사극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줬다. 또 좀 더 밝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남은 2018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백일의 낭군님' 포상휴가 외에는 집에서 강아지를 돌보고 있을 것 같다"더니 "아니면 경수가 있는 엑소를 응원하고 있지 않을까요?"라며 밝게 웃는 이민지에게서 작품 속 캐릭터 이상의 사랑스러움이 느껴졌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눈컴퍼니 제공,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