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가수 전지윤은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고 표현할 만큼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고 있었다. 간혹 자신의 선택이 맞는 것인지 고민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 역시 자신의 소신대로 밀고 나가며 지금까지 걸어온 전지윤이었다.

전지윤은 지난달 31일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샤워(Shower)'를 발매했다. 지난 2016년 그룹 포미닛 해체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한 전지윤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 색을 지닌 솔로 아티스트로서 완전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신곡 '샤워'는 나쁜 생각 혹은 상처가 됐던 이별의 아픈 기억들이 샤워를 하며 흐르는 물에 모두 씻겨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전지윤이 만든 곡이다. 전지윤은 "노래를 들을 때 정화되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 특별한 날에 듣기보다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안한 곡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피처링은 가수 겸 작곡가 니화(Niihwa)가 함께했다. 전지윤은 "우연히 노래를 듣고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제가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프로듀서로도 잘 알려져있는 분인데 워낙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곡이 훨씬 잘 살았다. 너무 잘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전지윤은 현재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 중이다. 모든 곡 작업은 물론 피처링 선정, 발매 시기와 언론 홍보 및 팬 관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전지윤의 손이 거치치 않는 파트가 없다. 아티스트를 넘어 경영인의 마인드로 제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그 누구의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전지윤이었다.

그는 "회사에 소속돼 있을 때는 대부분 결정권자에 의해 일이 진행됐다. 그 속에서 제 의견은 거의 낼 수 없었다. 또 의견을 낸다고 해도 실제 일어나기까지 중간 과정도 복잡하고 여러 차례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원하는대로 음악을 할 수 있다. 이전에 갖고 있던 갈증을 많이 해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홀로서기 이후 처음 스스로 해내야하는 것들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컸다. 전지윤은 "방송 출연도 하고 공연도 하려면 제가 나서서 스케줄을 잡아야하는데 쉽지 않았다. 혼자 활동하는데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한정적이라서 힘들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의 쉽지 않은 과정 속에서 천천히 성장해나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뿌듯하다는 전지윤이었다. 그는 "저는 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혼자 성장해나가는데 지금 시기가 최고인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 이제 혼자 서류도 볼 수 있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미소 지었다.

스스로 "멘탈이 강하다"고 인정할 정도로 전지윤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장착한 모습이었다. 그는 "인간은 항상 외롭다고 생각한다. 우울했던 적도 있지만 좌절할 일은 아니었다. 저만 힘든 것도 아니고 누구나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안할거야' '포기할래'라는 생각 자체가 겸손하지 못한 것 같다.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며 긍정의 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전지윤이 이토록 자발적이고 끈기 있게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음악을 향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는 "포미닛 이전부터 음악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수가 됐다. 그건 아이돌이든 싱어송라이터든 상관 없었다. 최종적으로 제가 만든 음악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 꿈이 있었기에 지난 시간들을 지나왔다. 지금은 사실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지윤은 이어 "가끔 '내가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생각해보면 제가 다 좋았기 때문에 한 것 같다. 그리고 제가 잘 할 수 있고 음악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는 것 같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본능적으로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들이지만 '저기요' '비커즈(Because)' '버스(BUS)' 등 전지윤은 포미닛 해체 이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및 콜라보 음반을 꾸준히 발매해왔다. 지금까지는 싱글 단위로 작업물을 발표해온 그는 내년을 목표로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계속 욕심을 내다보니 고민이 많아져서 발매 시기가 늦어지게 됐다. 내년에는 꼭 제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전지윤은 음악과 음악 외적인 장르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는 "요즘은 장르적으로 벽이 많이 허물어졌다고 생각한다. 사실 벽이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하는 창작자 입장에서는 더 새로우려면 콘텐츠를 섞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욱 더 장르 상관없이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새로운 콘텐츠에 담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1990년생인 그는 올해 마지막 20대를 보내고 있다.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씩 결혼할 때마다 실감한다는 그는 "벌써 제가 스물 아홉 살인데 지금까지 뭐 했나 싶은 생각도 한다. 그래도 돌이켜 보면 제가 은근히 바쁘게 살았고 한 일이 많았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이어 "30대가 기다려진다. 주위 언니, 오빠들에게 물어봐도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하더라. 저도 그럴 것 같다. 지금처럼 꾸준히 음악하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다보면 더 좋고 밝은 미래가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무 일만 챙기지 말고 사적인 생활에서도 행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일과 연애 둘의 발란스를 잘 유지하면서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전지윤은 항상 자신을 믿고 전적으로 지지해주는 오랜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그는 "항상 급박하게 준비 없이 나오는 것 같아서 팬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가끔 팬분들도 답답해한다. 혼자 하니까 어떻게든 저를 도와주려고 한다. 이제 팬분들을 위한 자리도 더 만들고,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지치지 않고 더욱 더 음악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며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전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