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가족을 찾기 위한 아버지의 사투를 다룬 영화 '출국'이 진정성 가득한 메시지와 배우들의 열연을 예고했다.

'출국'(감독 노규엽·제작 디씨드)의 언론시사회가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청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노규엽 감독과 배우 이범수 연우진 이현정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출국'은 분단의 도시 베를린, 서로 다른 목표를 쫓는 이들 속 가족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먼저 노규엽 감독은 이번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경제학 박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실제로 접했다. 그때쯤 내가 7,80년대 아날로그 정서의 첩보물에 빠져있었고, 그 위에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얹어보고 싶었다. 차가운 스파이물과 뜨거운 부성애가 합쳐지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규엽 감독은 "체제가 충돌하던 시기에 개개인들의 삶은 어땠는지 담아보고 싶었다. 그게 이 영화의 이유인 것 같다"고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범수는 과거 민실협 활동으로 국내 입국 금지를 당한 후 서독으로 망명한 영민 역을 맡았다. 영민은 자신의 학문을 높이 평가한다는 북한 공작원의 말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이에 가족과 헤어진 후 그들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범수는 애절한 부성애 연기를 통해 감동을 자아낸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가슴에 와 닿았다. 가슴이 먹먹했다"라며 "그 무렵 읽었던 자극적인 오락 영화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출국'에 눈이 가더라. 두 아이의 아버지라 더 그랬던 것 같다"라고 뭉클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이범수는 독일어까지 능숙하게 소화해 몰입도를 높인다. 이범수는 먼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전작에서는 러시아어를 했어야 했다면 이번에는 독일어를 해야 해서 힘들었다"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재미 삼아 말씀드려보자면, 고등학교 시절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우긴 했다. 열심히는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연우진은 영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시해 온 남한 안기부 요원 역을 맡았다. 그는 영민을 속이며 고뇌하는 내면 연기는 물론, 영민을 지키기 위해 북한 측에 맞서며 액션 연기까지 소화한다. 그는 새로운 연기에 대해 "처음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고 부담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만의 오버스러움이 나오는 게 아니라 상대와의 합이 중요했던 것 같다. 액션을 통해 연기에 대한 기본을 더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정이 영민의 큰 딸 혜원 역을 맡아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다. 그는 아버지 역의 이범수와의 애틋한 연기를 통해 감동을 배가시킨다. 이현정은 이범수와의 호흡에 대해 "처음이라 긴장을 할 때도 농담으로 풀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맨바닥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때는 무릎 보호대도 챙겨주셨다. 너무 감사했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렇듯 '출국'은 폴란드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생생함을 강조했지만, 화려한 비주얼보다는 진심을 담은 메시지와 배우들의 열연이 먼저인 영화다. 이범수는 마지막으로 "신생 제작사나 신인 감독들과는 작업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 흥행 공식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는 무엇보다 소신이 중요한 것 같다"고 영화의 진심을 강조했다.

연우진은 "보면서 울컥하더라.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쓸쓸함을 느꼈는데 그걸 담으려고 했다. 그런 걸 보면서 먹먹했다. 모든 배우들의 감정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담긴 것 같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14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출국'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