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신비로운 분위기의 이목구비 탓인지 비밀을 감춘 어두운 캐릭터를 연달아 연기해 온 한소희. 그러나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들 이면에는 또래다운 밝음과 당찬 기운이 가득했다.

한소희는 지난달 30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에서 권력의 실세 좌의정 김차언(조성하)의 딸로, 세자 이율(도경수)과 쇼윈도 부부로 살아온 세자빈 김소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하게 된 한소희는 장르적 부담감보다는 세자빈이라는 역할에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그는 "세자빈 캐릭터가 구체적이지만 무언가를 숨기는 인물이었다.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탄탄한 대본과 함께하는 배우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대본을 읽고 어느 정도 흥행을 예견했다는 한소희는 "(남)지현이부터 (도)경수 오빠까지, 모두 잘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게 돼 나름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높은 시청률이 나올 줄 몰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백일의 낭군님'에서 세자빈의 서사는 뱃속의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드러나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극 초반 세자빈은 세자가 아닌 다른 이의 아이를 품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세자를 죽이려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었지만, 극 후반 아이의 아빠가 무영(김재영)인 것이 드러나며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초반 대사만 봐도 세자빈이 궁 안에서 얼마나 외롭게 있었는지 드러난다"고 설명한 한소희는 "매회 대본을 받을 때마다 세자빈의 사연이 느껴져서 그 저 나쁜 캐릭터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세자빈이 뱃속에 품고 있던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가는 방영 내내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소희는 극 중 세자빈 아이의 아빠가 무영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대본 리딩 후 회식 자리에서 작가님이 저와 재영 오빠만 따로 불러서 '아이의 아빠는 무영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촬영 때 함께 맞붙는 신에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BS '다시 만난 세계'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에 들어선 한소희. 이후 MBC '돈꽃'에 이어 '백일의 낭군님'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큰 사랑을 받았다. 작품 흥행 성적이 좋다는 말에 한소희는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며 "모두 저에게 과분한 작품이다. 제가 잘해서 잘 된 작품이 아니다. 앞으로는 저의 역량으로 풀어낼 수 있는 작품들도 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한소희는 세 작품에 출연하며 "이제야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는지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장에서 긴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신인에게 숙제이기도 하다. 긴장을 안 하려다 보니 제 것만 보게 되고,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이제는 감독님과 어떻게 대화를 나누고 어떻게 디렉션을 받는지 깨달았다. 어떤 책임감을 갖고 이 일을 해야겠다를 알 것 같다"고 한층 성장 한 모습을 보였다.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 사랑받은 작품에 출연하며 한소희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났다. 최근 한소희는 한 식당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에게 처음 사인을 해주는 경험도 해봤다고. 그는 "식당에서 한 분이 저를 보고 긴가민가 하시더니, '혹시 TV에 나오시는 분 아니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저 세자빈이에요'라고 답했다. 그 분이 반가워하시면서 사인을 요청하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점점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불편함과 부담감이 커질 만도 하지만, 한소희는 자신을 향한 관심과 사랑에 감사할 줄 알았다. "제가 하는 일이 그런 일이다. 알아봐 주시는 건 항상 감사하다. 누군가 저를 알아봐 주셔서 사람이 몰리고 그 때문에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된다면 마음 아프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항상 감사하다"고 말하는 한소희다.

이처럼 대중의 사랑과 관심에 행복해하는 한소희는 그간 작품을 통해 보여준 모습과 달리 밝은 에너지가 가득했다. 추후 하고 싶은 연기 역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밝은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원래 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들을 하고 싶어요. 엉뚱하고 푼수 같기 도 하고. 일단 비밀이 없는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웃음)"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