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대한외국인'이 한국 거주 n년 차 외국인들과 한국인의 퀴즈 대결을 담는다. 외국인 출연 예능이 범람한다는 따가운 시선에는 고퀄리티 문제 제출이라는 차별점으로 승부한다.

케이블TV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대한외국인' 제작발표회가 7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상암 MBC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재훈 PD, 코미디언 김용만 박명수, 모델 한현민, 방송인 럭키, 샘 오취리가 참석했다.

'대한외국인'은 한국인보다 한국에 대해 더 잘 아는 외국인들과 한국인이 한국에 대한 퀴즈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출연자 5명은 한국 거주 3년 차 초급자부터 30년 차 상급자까지 10단계로 이뤄진 10명과 순차적인 대결을 펼친다.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여행을 담는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길거리에서 퀴즈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까지 최근 예능의 추세가 외국인 출연자 혹은 퀴즈로 흘러가고 있다.

외국인과 퀴즈라는 소재를 모두 가져온 만큼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는 필연적이라고 본 김재훈 PD는 "'또 외국인이 나오는 예능을 해?'라는 반응에 부담도 있었다"고 솔직히 답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포맷이 재밌는데 외국인이 나온다고 해서 안 할 이유는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앞서 '미녀들의 수다', '비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한국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외국인들의 토론 프로그램이 흥했던 시절도 있다. 김 PD는 '대한외국인'이 '미녀들의 수다' '비정상회담' 업그레이드 버전이 될 거라며 그 자신감의 근원을 퀴즈 퀄리티로 꼽았다. 이는 지난 2002년 퀴즈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한 '브레인 서바이버' 출신들이 '대한외국인' 제작진으로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나오는 자부심이었다.

특히 '브레인 서바이버' MC로 활약했던 김용만은 "언제쯤인가 한 번은 '브레인 서바이버' 같은 프로그램을 다시 했으면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해왔다. 거기엔 시청자들의 그 시절 향수도 반영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용만은 "김재훈 PD의 경우 그 시절 함께 했던 PD는 아니다. 하지만 주된 작가팀이 그대로 다시 뭉쳤다"며 "'브레인 서바이버'를 다시 하게 된다면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 새로운 것이 외국인과의 퀴즈라는 포맷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 풀이자는 외국인, 시청자는 한국인이라는 특수성 덕에 김재훈 PD는 퀴즈 선별 과정부터 심혈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김 PD는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퀴즈 배열이 제일 어렵다. 작가진이 본인 기준으로 각 유형별 문제를 10단계까지 정해놓고 회의를 통해 단계를 재배분한다"며 문제 난이도를 최대한 객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또 그는 "하지만 퀴즈의 난이도라는 거 자체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겐 3단계인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는 10단계가 되는 식"이라고 고충이 큰 이유를 덧붙였다.

문제를 풀 외국인을 섭외하는 과정도 '대한외국인' 제작진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였다. 김재훈 PD는 배고프다는 뜻을 가진 '구쁘다' 뜻을 유추한 출연자 허배 섭외 과정을 공개했다. 72년도부터 한국어를 연구한 독일의 허배는 '구쁘다' 퀴즈를 맞히는 과정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PD는 "10단계에 앉힐 외국인 섭외가 어려워서 수많은 외국인들을 소개받고 만나봤다. 그러다 만나게 된 허배의 경우 방송 출연 경험도 없고, 모의 문제를 풀어보지도 않아서 미지수였다"며 "그런데 예상 밖의 재미가 나왔다"고 말했다.

'대한외국인' 제작진이 노력하는 만큼 출연자들의 자부심도 남달랐다. 샘 오취리는 "처음에 2시간씩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그렇게 오래 할 정도니, 문제 연구는 오죽 할까 싶다"고 말했다. 박명수는 "'대한외국인'은 보자마자 밑도 끝도 없이 재밌을 거다"고 거들었다.

이어 출연자들은 퀴즈 풀이의 진정성을 위해 아는 문제도 일부러 틀리는 작위적인 경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용만이 박명수가 일부러 3단계쯤에서 틀리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박명수는 "퀴즈 푸는 자리가 생각보다 부담이 크다. 정답을 외치는 속도들이 다들 빠르다"고 말했다. 박명수는 앞서 출연했던 그룹 UN 출신 배우 김정훈을 언급하며 "S대 출신 친구인데 형편없었다. 제가 보기엔 순발력이 더 중요하다. 저는 고등학교만 나왔는데도 더 낫더라"고 덧붙였다.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재미가 있는 퀴즈 퀄리티,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관점까지 더해진 '대한외국인'. 그 덕에 4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대한외국인'은 예상 밖의 재미를 만들어 내며 휴지기 없이 곧장 정규 프로그램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요새 보기 드문 12세 관람가를 내건 '대한외국인'이 남녀노소 볼 수 있는 가족 퀴즈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대한외국인'은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30분에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에브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