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고(故) 신성일(강신성일)의 삶의 의지는 강했다. 마지막까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3일 밤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고 신성일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고 신성일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신성일은 "빠르면 내일부터 치료를 시작하겠다는"는 의사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고인의 딸 강수화 씨는 지난 3월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가 폐암 판정을 받던 날을 떠올렸다. 강수화 씨는 "X레이 사진까지 봤는데도 안 믿기더라. 그런데 아버지는 '울지마. 별 거 아니다. 나는 이겨낼 거다'라고 하시더라. 못 울게 하셨다. '더한 일도 겪었고, 영화 찍다가 죽을 뻔한 고비를 세 번이나 넘은 사람이다. 내가 기적을 이뤄낼 거다'라고 하시더라"며 고 신성일의 굳건했던 마음을 전했다.

항암 치료로 왜소해진 신성일은 "근육이 다 빠진 게 속상하다"고 연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처럼 강하게 받은 암 환자가 없다더라. 82kg였던 내가 체중이 65kg까지 빠졌다.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5주 받고, 20일 쉬었다가 6주 받았다. 이렇게 받은 사람 나밖에 없다. 그리고 또 내가 이겨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북 영천, 공기 좋은 곳에서 혼자 생활했던 신성일은 "자기 관리는 자기가 해야 한다는 게 내 생활 신조"라며 "신조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내 몸 다스리기도 바쁜 사람"이라고 강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 신성일은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자부심도 강했다. 과거 그는 처음 배우가 되던 때를 떠올리며 "신성일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말했다.

'로맨스빠빠'로 데뷔한 고 신성일은 '별들의 고향' '맨발의 청춘' 등 530여 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의 자부심만큼이나, 주변 사람들의 존경도 따랐다. 영화 감독 정진우는 "가장 흥행성 있었던 스타였고, 가장 잘생겼던 남자 청춘 배우고, 가장 불량스러웠던 배우였다"고 그를 추억했다.

배우 안성기 또한 "비교할 수 없는 분이었다. 우리 영화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고,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고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고 신성일은 이장호 감독과 영화 '소확행'을 준비 중이었다. 안성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마지막으로 뵀을 때도 선배님께서 '우리 내년에 꼭 하는 거다'라고 하셔서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답했었다. 너무 허망하게 그 약속을 져버리시게 된 게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고인의 죽음 뒤에도 '소확행'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이장호 감독은 "신성일 형님처럼 강한 이미지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성일이 형보다 더 잘됐다'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니까 우리의 어깨를 무겁게 만든다"고 밝혔다.

딸 강수화 씨는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영화인이셨다. 끝까지 영화 기획이야기였다. 누굴 찍어야 하고, 내가 출연해야 한다는 이야기. 영화인 강신성일"이라며 고인의 마지막을 추억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