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원자폭탄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 착용, 나치 문양이 그려진 모자 착용 등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조용했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논란이 시작된 지 5일 만에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난 8일 일본 아사히TV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뮤직스테이션(MUSIC STATION, 이하 '엠스테')' 출연 취소 소식을 알렸다. 아사히TV는 "멤버가 착용하고 있던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부르고 있다고 일부에서 보도되고 있다"며 지민이 과거 착용했던 '광복 기념 티셔츠'를 문제삼았다.

지민이 착용했던 티셔츠는 우리나라의 광복을 표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것으로,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게 된 계기인 원자폭탄 이미지와 광복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10일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NHK '홍백가합전' 출연 무산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지민이 착용한 티셔츠와 관련된 해당 사태에 미국, 영국 등 전세계가 주목했다.

미국 빌보드, CNN 등은 원자폭탄 이미지 티셔츠로 인해 방탄소년단의 일본 TV 출연이 취소됐다며, 일제강점기, 세계 2차 대전 당시 한국과 일본의 관계 등에 대한 역사를 상세하게 다뤘다. 영국 BBC 또한 지민이 착용한 티셔츠에 담긴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은 나치 문양과 관련한 논란에도 휩싸였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유대인 단체 사이먼 비젠탈 센터가 "방탄소년단이 원폭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티셔츠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과거 나치 중 해골 부대의 문양이 달린 모자를 썼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또한 방탄소년단이 과거 서태지 데뷔 25주년 공연 무대에서 나치 문양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먼저 반응한 건 팬들이었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나치 문양이 달린 모자를 썼던 것은 이미 사과했던 일이며, 무대에서 들었던 깃발에는 나치 문양이 아닌 '교실이데아'의 로고라고 반박했다.

'엠스테' 출연 취소 통보 이후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았던 빅히트는 13일(한국시간) 드디어 입을 열었다. 빅히트는 "전쟁 및 원폭, 나치를 포함한 모든 전체주의, 극단적 정치적 성향을 띤 모든 단체 및 조직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한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 과거 역사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당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수를 못해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모든 책임을 자신들의 것으로 돌리며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은 상기 사안들의 책임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방탄소년단이 무대에서 흔든 깃발에 나치 문양이 그려져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 된 깃발 및 이미지들은 나치와 관련 없는 창작 아트워크"라며 "나치와의 연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끝으로 빅히트는 상처를 입었을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행동을 준비 중이라고 명시했다. 소속사는 "한국과 일본의 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들을 접촉해 최근 이슈로 상처받았을 사람들에게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고, "사이먼 비젠탈 센터에 상황을 설명하고 본 이슈로 인해 상처받았을 수 있는 분들에 대한 사과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에게 역사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짧은 시간 안에 몰아쳤다. 이에 정면 돌파를 택한 빅히트의 선택은 이 논란을 한번에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