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영화 '해피 투게더'는 익숙한 가족 영화 서사 위에 색소폰이라는 소재를 덧입혀 투박한 정서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 하는 서사가 부재한 것은 물론, 감정 과잉과 우연의 남발로 진부함을 느끼게 했다.

'해피 투게더'(감독 김정환·제작 골든스토리픽처스)는 '인생 연주'를 꿈꾸는 캔디 아빠 석진(박성웅)과 그의 유일한 팬이자 사랑스러운 아들 하늘(최로운), 그리고 생계형 밤무대 색소포니스트 영걸(송새벽)이 그들만의 눈부신 무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스하게 그려낸 영화다.

영화는 크게 두 갈래의 이야기로 나뉜다. 1부에서는 삼류 색소포니스트 석진이 아들을 위해 연주를 포기하고 건설 현장에 뛰어드는 뭉클한 부성애가 공감을 자아냈다면, 2부에서는 석진이 죽은 뒤 색소폰에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우게 되는 하늘의 이야기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다소 반전적인 이야기를 소화하기 위해 영화는 초반, 석진과 하늘의 관계를 애틋하게 그려내는데 집중한다. 집을 나간 엄마 역할까지 대신하는 싱글 대디 석진은 밤무대에서도 끼가 없어 무시를 받는가 하면, 하늘은 그런 아버지를 누구보다 훌륭한 연주자라 믿으며 남다른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이 과정에서 석진 역을 맡은 박성웅의 부드러운 변신은 단연 눈에 띈다. 영화 '신세계' '안시성' 등에서 거친 역할을 주로 소화한 박성웅은 아들 앞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부드럽고 귀여운 싱글 대디 역할을 통해 훈훈한 미소를 자아낸다. 그런 석진을 믿고 따르는 하늘 역의 아역 배우 최로운 역시 어른스러움과 귀여움을 능숙하게 오가며 완급을 조절한다.

색소폰이라는 생소한 악기 역시 이번 영화의 투박한 감성과 잘 어우러진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성은 지나치게 익숙한 면이 있지만, 색소폰의 묵직한 소리가 이번 영화만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배가시킨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애틋함을 강조하기 위한 에피소드 나열식의 설명적 전개는 흥미를 끝까지 끌고 가기에는 부족함이 크다. 또한 지나치게 친절한 연출은 뻔한 이야기를 더욱 식상하게 느끼게도 한다.

때문에 영화의 분위기가 급변하는 2부로의 진행이 갑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석진의 죽음과 이후 하늘이 영걸을 만나 색소폰에 대한 재능을 키우게 되는 과정 대부분이 '우연'에서 시작돼 설득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해피 투게더'는 배우들의 호연과 색소폰이라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이들을 조화롭게 담아낼 서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도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재미는 천차만별이다. 빈약한 서사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연출은 '해피 투게더'를 진부한 가족 영화로 남게 했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해피 투게더'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