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주인공들의 사랑이 이렇게까지 응원 받지 못한 로맨스 드라마가 있을까. 서로의 눈에만 보이는 ‘제3의 매력’을 찾다 바로 보여야 할 첫 번째 매력까지 잃은 듯하다.

지난 17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극본 박희권·연출 표민수)은 특별하지 않지만 내 눈에는 반짝거리는 서로의 ‘제3의 매력’에 빠진 온준영(서강준)과 이영재(이솜)가 스물의 봄, 스물일곱의 여름, 서른둘의 가을과 겨울을 함께 통과하는 12년의 연애 대서사시를 담았다.

이날 방송된 최종회에서 이영재는 딸의 죽음을 고백했고, 온준영은 흔들리는 마음을 잡지 못했다. 결국 그는 상견례 당일 민세은(김윤혜)과 헤어졌다. 이후 시간이 지나 이영재는 새로 미용실을 열고 일을 시작했고, 온준영은 뉴욕 유명 레스토랑의 수석 셰프로 가게 됐다.

작품은 두 사람이 서로의 앞날을 빌어주는 친구로 남으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사랑이 크게 응원 받지 못한 만큼, 열린 결말은 큰 아쉬움을 남기지도, 깊은 공감을 얻지도 못했다.

‘제3의 매력’은 스물일곱의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서른둘에 재회하면서부터 급격히 개연성을 잃었다. 스물일곱의 이영재는 최호철(민우혁)에 흔들려서가 아닌, 자신을 다 받아주고 이해해주려는 온준영에 미안해 이별을 고했다. 하지만 5년 후 재회한 이영재는 최호철과 4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한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영재가 온준영과 이별 후 최호철과 결혼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감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주인공의 서사는 공감을 자아내기 힘들었다.

끝을 향할수록 두 주인공의 캐릭터 역시 붕괴됐다. 언제나 쿨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응원 받던 이영재는 지나치게 이기적인 캐릭터가 됐다. 특히 과거 딸을 잃은 뒤 생기를 잃은 이영재가 절친 백주란(이윤지)까지 암에 걸리고, 힘든 상황이 겹치자 술에 취해 버젓이 연인이 있는 온준영에게 연락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다정한 매력을 보여주던 온준영 캐릭터마저 민세은을 두고도 돌아온 첫사랑 이영재에 흔들리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작품은 극 초중반까지 지극히 평범한 연애를 그리며 공감을 샀기에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반대이기 때문에 더 와 닿고,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상대방의 정체 모를 매력을 ‘제3의 매력’이라 규정한 작품은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들과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풋풋한 연애로 설렘을 자아냈다. 두 주연 배우 서강준, 이솜 역시 달달함부터 지질한 이면이 담긴 현실 연애를 찰떡같이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여왔다.

또한 암 투병 중인 백주란과 이수재(양동근)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 온리원(박규영), 현상현(이상이)이가 결혼 대신 육아만 함께하는 코-페어런츠 라이프 등 서브 커플들의 모습은 마지막까지 애틋하고도 유쾌하게 그려졌다. 이에 초반까지 잘 쌓아올린 주인공 커플의 서사가 붕괴되는 모습은 유독 실망스러웠다.

결국 온준영과 이영재의 사랑은 본인들은 물론, 주위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상처를 남기며 끝이 났다. ‘제3의 매력’ 속 두 사람은 자신들 눈에만 보이는 서로의 매력에 빠져 절절한 사랑을 찾다, 가장 중요한 현실성과 개연성을 잃었다. 로맨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연인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이 결말이 결코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