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과 그가 소유한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실체를 파헤쳤다. 그 밑바닥엔 숱한 피해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 디지털 성범죄를 돈벌이에 이용한 '웹하드 카르텔'이 있었다.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제작진은 24일 밤 방송된 '양 회장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 웹하드 제국과 검은돈의 비밀'이라는 부제 아래 양진호 회장과 그가 소유한 웹하드 업체들의 교묘한 카르텔을 재조명했다.

앞서 '그알' 측은 7월 28일 방송된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 웹하드 불법 동영상의 진실' 편(이하 웹하드 1편)에서 양진호 회장과 위디스크의 실체를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는 위디스크가 불법 촬영한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을 근절하기는커녕 교묘한 수법으로 법망을 피해 확산 시키고, 이를 사용해 수익을 거두고 있는 점이 강조됐다.

이날 방송에서 '그알' 측은 웹하드 1편 이후 후폭풍을 추적했다. 우선 제작진은 양진호 회장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공익 제보자를 만났다. 제보자는 "'그알' 방송 이후로 후폭풍이 셌다. 회사가 흔들렸다"고 했다. 특히 제보자는 웹하드 1편 이후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목표로 불법 촬영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 촬영자와 유포자를 엄벌에 처하겠다고 발표하며 양 회장이 잔뜩 겁에 질렸다고 했다.

제보자는 "그 뒤로 회사에서 자체 조사를 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며 "그런데 양진호 회장과 회사에서 압수수색도 이미 하루 전에 알고 있었다. 그 정도는 예삿일이다. 제가 법무팀에 있어 봤는데 돈으로 안 되는 게 없었다. 양 회장이 구속 피하려면 100억 원도 써도 된다고 했다. 그 100억 원 다 쓰기 전에 구속된 거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100억 대 로비 자금은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양진호 회장은 천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진행 중인 최근에도 지방에 별장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했을 정도다. 이와 관련 제보자는 '그알' 제작진에게 위디스크에 양 회장 지시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며 수익에 악용하는 직원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가 직원 폭행 동영상을 본보기로 찍을 정도로 회사 안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만큼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유포하라는 지시에도 반박할 수 있는 직원들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그알' 제작진은 실제 위디스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A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어렵게 입을 연 A 씨는 과거 사랑하는 연인과 나눈 성관계 동영상이 불법 촬영됐고, 위디스크를 통해 영상이 유포되고 있음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건당 1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계속 나왔다"며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위디스크에 반복해서 유포되고 있던 실태를 고발했다.

A 씨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말하지 못할 거다. 누가 나를 쳐다보면 혹시 영상을 보고 쳐다보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집에서도 창문 밖에서 누가 보는 것 같아서 커튼을 쳤다. 밖에 나가기도 무섭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다시 또 생각나니 무섭다"며 울컥했다.

특히 그는 "양 회장이 디지털 성범죄 영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벌었다고 그 돈으로 그렇게 힘이 생겼다고 들었다. 그 돈을 다 뺏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 힘들게 해서 번 돈 아니냐"며 "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 같은 피해자의 울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웹하드 업체들은 디지털 성범죄 영상 유포에 대해 불법 동영상을 다운로드하고 게시하는 것은 일반 회원들이며, 웹하드는 공간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 뿐이라고 모면해 방조죄로만 처벌됐다. 그러나 양 회장과 위디스크의 경우 불법 동영상 업로드 자체를 지시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확보된 상황. 법의 심판에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